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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카타르 美 기지 미사일 공격, 걸프 왕정 국가들에게 악몽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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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란이 지난 23일 저녁(현지시간) 카타르에 있는 알 우데이드 미군 기지를 향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면서 걸프 지역 왕정 국가들이 악몽에 휩싸이게 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당시 이란은 총 14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사전에 미국과 카타르 등에 알렸고, 이들 미사일은 대부분 공중에서 요격됐다.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 공격은 '약속 대련'에 불과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호전적인 시아파 맹주 이란과 글로벌 절대 강국 미국 사이에서 우호적인 외교 관계와 네트워크를 유지하면서 지역 분쟁에 얽히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했음에도 결국 군사적 격돌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현실을 자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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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 B-2 스텔스 폭격기가 무게 약 13t에 달하는 벙커버스터(GBU-57)을 투하하는 장면. [사진=미 공군] 2025.06.23 [email protected]

이란의 미사일 공격 다음날인 지난 24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등 걸프 국가 6개국 외무장관들이 집결했다. 이날 회동 이유와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NYT는 "이란 공격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가진 것"이라고 했다.

이란 공격 당시 카타르는 "영공을 일시 폐쇄한다"고 발표했고, 바레인에는 공습 경보가 울렸다. 세계 최대 항공 허브 중 하나인 UAE의 두바이 상공도 폐쇄됐다. 

아무리 이란 공격이 일시적·소규모 수준이었고, 사전 통보된 것이었다고 해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계 수준을 최고 수준으로 올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중동 지경학 책임자인 디나 에스판디어리는 "이번 공격으로 걸프만은 아주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미국과 이란 간 갈등 격화 속에 갇히게 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걱정했던 최악의 악몽이 현실이 됐다"고 말했다.

걸프 왕정 국가들은 최근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대화와 화해, 안정을 추구했다.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주로 미국과 강력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지역 내 군사 강국인 이란과도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섰다. 

NYT는 "카타르와 오만은 테헤란(이란)과 특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공격 직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카타르 국왕에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UAE와 바레인 또한 이란에 호의적인 입장을 갖고 있으며, 이번 카타르 미군 기지 공격으로 그러한 입장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오랫동안 이란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했고, 2016년에는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도 했던 사우디아라비아도 지난 2023년 이란과 외교 관계를 복원했다. 

걸프 국가들은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넣게 되는 것을 심각하게 걱정하지만 군사 행동보다는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격돌, 미국의 개입으로 역내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오만 등은 양측 간 중재자와 메신저를 자처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난 4월에는 살만 빈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자신의 아들이자 국방장관인 칼리드 빈살만(37) 왕자를 이란에 급파해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피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 협상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사우디 왕실 고위 인사의 이란 방문은 2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과 몸부림은 미국과 이란이 군사적 행동을 결정하는 순간 순식간에 물거품이 돼 버렸다.

NYT는 "이란의 공격은 걸프 국가들의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으며, 이들 국가들의 안전이 미국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부각시켰다"고 했다. 

UAE의 정치학자 압둘칼레크 압둘라는 "이제 미국이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중동) 지역에 복귀했다"며 "우리는 (미국 중심의) 단극 체제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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