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를 패닉에 빠지게 한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맘다니는 누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시장 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민주당 내부 경선(예비선거)에서 '민주사회주의자' 조란 맘다니가 전 뉴욕 주지사 앤드루 쿠오모를 꺾고 승리를 거두면서 월가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발표된 투표 결과 맘다니는 43.5%를 얻어 당초 승리가 유력시되던 앤드루 쿠오모(68) 전 뉴욕 주지사(36.4%)를 7%포인트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뉴욕시는 민주당에 우호적이기 때문에, 이번 승리로 맘다니는 현직 시장 에릭 애덤스를 대체할 올해 선거에서 큰 우위를 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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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가 6월 25일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자신의 시장 예비선거 결과를 시청하는 파티에서 한 지지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수개월 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맘다니는 1991년 우간다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 교수인 아버지와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어머니 등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했다. 인도계 무슬림인 맘다니는 2021년 뉴욕 퀸즈에서 주의원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 무상 대중교통, 임대료 동결, 고소득자 증세, 공공 보육 및 시 운영 식료품점 설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표심을 샀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욕은 생계비 위기에 직면해 있어 맘다니 후보의 공약이 핵심 쟁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진보계 거물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의 지지를 받은 것도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맘다니의 승리는 무엇보다 월가에 충격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많은 금융업계 임원들이 가족과 사업을 뉴욕 밖으로 옮길까 고민하며, 일부는 이미 플로리다, 텍사스 등 세금이 낮은 주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맘다니가 내건 임대료 동결 정책은 주택 공급 감소와 임대료 상승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세금 인상과 규제 강화는 기업과 투자 환경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금융 임원들은 에릭 애덤스 시장을 지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애덤스는 11월 본선에서 자신이 만든 당('Safe&Affordable', 'EndAntiSemitism')으로 출마할 예정이다. 금융계는 애덤스가 전임자 빌 드블라지오보다 나은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기업 지도자들은 맘다니의 예비선거 승리에 맞서기 위해 긴급히 전화 회의를 열었고, 이들은 맘다니 반대 외부 단체에 2천만 달러를 모금해 지원하는 방안까지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애덤스 지지로 선회하고 쿠오모가 본선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며, 공화당 후보 커티스 슬리와가 사퇴하도록 트럼프 행정부에서 직책을 제안하는 방안까지 논의했다는 전언이다.
뉴욕 민주당 전략가 한 명은 "트럼프와 폭스뉴스는 미국 최대 도시의 민주당이 급진 사회주의자로 가득하다는 증거로 맘다니를 들이밀 것이고, 그들은 '우리가 옳았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맘다니를 "100% 미치광이 사회주의자"라고 규정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맘다니를 "급진 좌파"이자 "시장이 될 예정인 인물"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민주당이 선을 넘었다. 조란 맘다니, 100% 사회주의 미치광이가 방금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했고, 이제 시장이 될 길을 향하고 있다. 예전에도 급진 좌파가 있었지만, 이번엔 정말 너무하다. 이건 우리 나라 역사에 있어 큰 순간이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