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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아베 아키에의 조용한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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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외교 무대에 한 사람의 비공식적 인물이 조용히 중심에 서고 있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부인이자 지금은 일개 민간인 신분인 아베 아키에 여사다.

그녀는 지난달 29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독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정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 만남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조차 취임 이후 아직까지 푸틴 대통령과 만나지 못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단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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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렘린궁은 아베 전 총리의 외교 유산을 기리는 자리로 의미를 부여했고, 푸틴 대통령은 직접 꽃다발을 건네며 아키에 여사를 맞이했다. 심지어 대통력 전용 리무진까지 제공하며 볼쇼이 발레 공연 관람을 위해 극장까지 배웅하는 등 파격적인 환대를 보였다.

아키에 여사는 정치적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러시아는 소중한 이웃"이라며 문화 교류를 통한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베 전 총리는 러시아와의 대화를 원했고, 협력의 다리를 놓고자 했다"며, 남편의 외교적 유산을 기리는 동시에 자신의 외교적 메시지도 조심스럽게 던졌다.

이번 만남은 일본 정부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을 만큼 비공식적이었다. 아키에 여사가 어떤 경로로 푸틴 대통령과의 독대를 이끌어냈는지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그 배경에는 자민당 실세인 아소 다로 최고 고문과 그의 측근인 소노우라 켄타로 전 의원의 조율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키에 여사의 비공식 외교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플로리다 마러라고에서 만찬을 함께 했고, 올해 1월에는 취임식에 정식 초청돼 워싱턴을 방문하기도 했다.

미국과 러시아, 양 대국 지도자들과 자연스럽게 접점을 만드는 그녀의 행보는 일본 내 전·현직 정치인 중에서도 보기 드문 사례이며, 새로운 외교 채널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는 "차라리 아키에 여사를 주미 대사로 보내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물론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그만큼 아키에 여사의 존재감을 나타내주는 방증이라 할 만하다.

외교에서만큼은 발군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아베 전 총리가 남긴 외교적 네트워크는 아키에 여사를 통해 조용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이어지고 있다.

아키에 여사는 지금 일본 외교의 새로운 대안일지도 모른다. 비공식이기에 더 자유롭고, 민간인이기에 더 유연한 외교. 아키에 여사가 보여주는 '조용한 존재감'의 진정한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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