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프리미엄' 꺼지나…버크셔 해서웨이, 은퇴 발표 후 10% 하락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이후, 그가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5월 3일 버핏이 연말 최고경영자(CEO)직에서 공식 퇴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클래스 A 주가는 10% 이상 하락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대비 약 15%포인트나 뒤처졌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하락을 '버핏 프리미엄'의 일부 해소로 해석한다. 이는 워런 버핏이라는 인물 자체에 대한 신뢰와 자산 배분 능력을 높게 평가한 투자자들이 주식에 부여한 일종의 프리미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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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사진=블룸버그] |
데이비드 캐스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버크셔 주가의 부진한 흐름이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했다"며 "버핏이 실제로 CEO에서 물러나는 것은 12월 31일인데도 불구하고 실망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향후 몇 주 내 상대적 주가 하락폭이 20%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버핏은 고령에 따른 신체적 한계를 이유로 CEO직에서 물러나지만, 이사회 의장직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다. 후임으로는 현재 부회장인 그렉 아벨(Greg Abel)이 지명됐다. 그는 "그렉은 버크셔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훌륭히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크셔 주가 부진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1분기 실적 악화도 거론된다. 보험과 철도 등 자회사를 포함한 영업이익은 96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순이익은 127억달러에서 46억달러로 63.8%나 줄었다. 캘리포니아 산불에 따른 보험 손실과 더불어 주식과 외환 손실이 주된 원인이다.
아거스 리서치의 케빈 힐 애널리스트는 "은퇴 발표 직후 하락은 명백히 버핏 프리미엄 해소와 관련 있다"며 "이후의 추가 하락은 자회사 가치 및 보유 자산에 대한 평가 반영"이라고 분석했다.
KBW의 마이어 쉴즈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에도 아직 5~10% 수준의 버핏 프리미엄이 남아 있다"고 봤다. 하지만 데이비드 캐스 교수는 "연말 버핏이 CEO에서 공식 퇴진하면 추가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5월 2일 연례 주주총회를 하루 앞두고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여전히 1조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