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증시, 올해 신흥시장 중 뒤쳐져...자동차·IT·부동산 역풍 직면"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인도 증시가 새로운 압박에 직면했다고 인도 매체 비즈니스 월드(BW)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상황 개입 및 관세 정책이 인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인도중앙은행(RBI)의 '빅 컷(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것)' 단행에도 불구하고 인도 증시가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 지수는 앞서 이달 9일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RBI의 금리 인하와 미국과 인도 간 무역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그러나 12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이후 인도 증시는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니프티50 지수는 12일 이후 17일까지 4거래일 동안 1.15% 하락했고, 18일 현재도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산유국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은 국제 유가 상승을 촉발한다. 이것이 석유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인도 경제에 불리하다는 우려가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인도 증시는 연초의 부진을 떨치고 4월 중순 이후 강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최근의 하락까지 더해지며 여전히 신흥시장보다 낮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MSCI 신흥시장 지수는 올해 9% 상승한 반면 인도 지수는 2.33% 오르는 데 그쳤다며, 인도 시장 수익률이 신흥시장보다 낮은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어반즈 파이낸셜 서비스의 마얀크 문드 리스크 담당 부사장 겸 리서치 책임자는 "인도 시장은 지난 몇 년간 강세를 보여왔기 때문에 일부 조정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MSCI 신흥시장 지수의 강세는 주로 중국 기술주 랠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VLA 암발라는 "인도는 신흥시장 중에서 가장 비싼 시장"이라며 "MSCI 인도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2배로 MSCI 신흥시장 지수의 약 12배보다 높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인도 증시가 높다. 실적은 긍정적이지만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섹터별로 보면 자동차·정보기술(IT)·부동산 부문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자동차 제조업계의 마진 축소, IT에 대한 글로벌 투자 감소, 부동산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 변화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인도 증권사 렐리가레 브로킹의 아지트 미슈라 리서치 담당 수석 부사장은 이들 세 개 섹터가 '역풍'에 직면해 있다며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촌 수요 부진·높은 재고율·전기차 도입 둔화가 자동차 섹터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수출 비중이 크고 전기차 시장에 대한 노출이 높은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며 "IT 부문과 관련해서는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지 않은 중형주 대신 다양한 고객과 우수한 거래 경험을 보유한 대형주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엑시스 증권의 란주 라잔은 "부동산 부문의 근본적인 수요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고 특히 프리미엄 및 고급 주택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프리미엄 및 고급 주택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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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 로이터=뉴스핌] 인도 뭄바이 소재 국립증권거래소(NSE)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