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영국·호주와 맺은 오커스 핵잠수함 협정 재검토 착수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미국 국방부가 영국 및 호주와 맺은 2021 오커스(AUKUS) 핵잠수함 협정의 재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미국의 오커스 협정 재검토로 조약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
오커스 협약은 지난 2021년 미국과 영국, 호주 3개국이 결성한 인도·태평양 역내 3자 안보 파트너십이다. 이에 대한 재검토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 정책에 대한 동맹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과 맞물려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미 국방부의 오커스 재검토는 국방부내 최고위 관리인 엘브리지 콜비가 주도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지난 3월 "호주가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을 보유하면 매우 좋은 일이지만 앞으로 수년 내 발생할 수 있는 대만 방어를 위해 미국 역시 SSN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오커스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 한 적이 있다.
한 소식통은 콜비가 단독으로 혹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침아래 오커스 재검토에 나선 것인지 불투명해 의회 및 연방 정부 다른 부서 그리고 호주에 혼선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대변인은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어젠다에 맞춰 이전 정부의 정책을 재검토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헤그세이 장관이 국방부가 인도-태평양 지역을 최우선시 하는 정책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당국자는 영국이 미국의 오커스 재검토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당 정부 역시 오커스를 재검토하고 미영 관계의 전략적 중요성과 오커스 협약 지지를 재확인했다면서 "새 정부가 조약을 재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평했다.
2021년 체결된 오커스 협약은 원자력 잠수함의 공동 개발과 호주 인도에 관한 필러1(Pillar 1)과 사이버,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장거리 공격, 수중 등의 첨단 기술 공동개발을 담은 필러2(Pillar 2)를 양대 축으로 한다.
핵잠수함과 첨단 기술 개발 협정의 폐기는 동맹국간 안보 협력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영국과 호주는 미 국방부의 오커스 재검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오커스를 강력 지지하지만 일부에서는 미 해군이 중국의 점증하는 위협에 대응해 더 많은 미국산 잠수함을 건조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이 조약이 미국의 안보를 저해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호주와 영국은 공격용 잠수함 SSN-오커스를 공동 생산해 2040년대 초 작전 투입할 예정이다.
미국은 호주에 5척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공격 잠수함을 2032년부터 인도하기로 약속했는데, 미국이 오커스에서 물러나면 이 약속은 무산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한편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진 샤힌은 "트럼프 행정부가 오커스에서 발을 떼면 중국이 환호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는 시기라 동맹국들에 국방비 증액을 독려하고 공동으로 최신 기술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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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중)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좌),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우)와 함께 인도태평양 안보 파트너십 '오커스'(AUKUS) 발족을 발표했다. 2021.09.15 [사진=로이터 뉴스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