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李대통령에 높은 성의 표하면서도 방한 언급 회피한 속내는?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 통화에 대해 중국 언론들이 비중 있게 보도하며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11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 환구시보, 광명일보 등은 한중 양국 정상의 통화 내용을 1면 주요 위치에 배치했으며, 인터넷 홈페이지에서도 최상단에 해당 뉴스를 배치했다.
양국 정상 간의 통화에 대한 평가나 사설은 등장하고 있지 않지만, 매체들은 해당 뉴스를 주요 위치에 배치하면서 사실상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통화는 10일 오전에 약 30분 동안 이뤄졌다. 중국 관영 신화사의 보도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이 대통령의 당선을 거듭 축하했다. 시 주석은 이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자" "각급 각 분야의 교류를 강화하자" "자유무역을 수호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높이자" "인문 교류를 심화하고 국민 간의 호감을 증진시키자"라는 발언을 하며 한중 관계의 전면적인 발전에 대한 기대를 피력했다.
시 주석의 발언들은 한국에 대해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 안보상의 전략적인 대화 채널을 강화하고, 희토류 등 전략물자 공급망을 보장하고 한국의 제품을 더욱 많이 구매하며,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독려하고,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의 교류를 증진하고, 문화 산업 개방을 촉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중국에 대한 요구 사항 대부분을 반영하고 있는 만큼, 시진핑 주석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상당한 성의를 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의 오는 10월 경주 APEC 정상 회의 참석 요청에 시 주석은 확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방한 요청 사실은 신화사의 보도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신화사는 시 주석이 "한중 수교의 초심을 지키자"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를 존중하자"는 발언을 했다고 언급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대만과 남중국해 등 지역 이슈에 대해 중국에 반대되는 입장을 취하지 말 것을 촉구한 대목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한중 관계가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발언으로 비롯됐다는 분석이 많다.
2023년 4월 윤 전 대통령은 "(대만 지역의)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은 한미 공동 성명에서 "불법적인 해상 영유권 주장, 매립 지역의 군사화 및 강압적 행위를 포함하여 인도·태평양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했다"고 공표했다. 이는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 중국에 반대한다는 입장 표명으로 받아들여졌다.
베이징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대체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외교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시 주석은 한중 정상 회담을 서둘러 추진하지 않고 우선 이재명 정부의 후속 입장과 태도를 관찰한 후 추가적인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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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2025.6.10 [사진=뉴스핌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