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中 전용 AI 칩 'B30' 개발…美 규제 우회해 100만개 생산 추진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인공지능(AI) 반도체 'B30'을 개발 중이며, 올해 100만개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T전문 매체 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B30'은 미 상무부가 지난해부터 적용한 수출 규제 요건을 만족하도록 다운그레이드된 모델로, 복수 개를 연결해 고성능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미국 정부가 지정한 '성능 기준 임계치'를 넘지 않도록 조정된 '중국 전용 모델'인 셈이다. H100·A100 등 고성능 칩의 수출이 막힌 뒤 마련된 우회 대응책이기도 하다.
엔비디아는 아직 B30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투자은행 제퍼리스는 보고서를 통해 "7월 중 B30이 공개될 예정이며, 지난해 발표된 '블랙웰(Blackwell)' 플랫폼을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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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벅그통신] |
◆ 중국 시장 점유율 회복 위한 전략적 움직임…화웨이 견제 의도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바이두, 텐센트, 알리바바 등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이번 결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B30' 칩을 자국 내 대형 데이터센터 구축용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4월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가 중국 고객을 위해 개발한 'H20' 칩에 대해 별도 수출 허가를 요구하며 강력한 통제를 예고한 바 있다. 이 조치로 인해 엔비디아는 1분기에만 약 45억 달러 손실을 반영했고, 2분기에도 약 8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중국 시장을 위한 새로운 칩을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중국이 자사 매출의 14%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임을 강조했다.
황 CEO는 또 미국의 수출 통제가 "비현실적이며 오히려 중국의 독자 생태계 형성을 부추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경쟁사로 부상 중인 화웨이에 대해 "가장 강력한 기술 기업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실제 화웨이는 자사 AI 프로세서 '어센드'를 활용해 고성능 컴퓨팅 아키텍처인 슈퍼노드 384'를 공개하며, 엔비디아의 NVL72 시스템과 유사한 구조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지난달 어센드 칩이 "전 세계 어디서 사용되든 수출 통제 대상"이라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화웨이 견제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