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이란에 "저농도 우라늄 농축 한시적 허용" 제안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이란과 핵협상을 진행 중인 미국이 한시적으로 이란에 저농도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방안을 이란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제안은 중동의 아랍 국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발전소용 핵 연료 생산을 위한 새 농축 시설의 건설에 참여하고, 이 시설이 완공될 때까지 이란의 저농도 우라늄 농촉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트럼프 대통령 중동 특사가 미국의 제안을 작성해 이란 측에 전달하고 이란은 수일 내에 미국 제안에 회답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 악시오스 등 외신이 현지 시간 3일 보도했다.
미국의 제안은 미국과 이란을 포함, 사우디아라비아, UAE, 카타르, 혹은 터키 등 지역 국가 컨소시엄이 관리하는 농축시설 건설을 협의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컨소시엄이 농축 시설을 통해 이란 및 민간 핵발전이나 연구 프로그램에 관심있는 국가에 핵 연료를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NYT와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의 핵발전 원자로 건설과 한시적인 저농도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되, 컨소시엄의 농축 시설이 완공되면 이란은 모든 농축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관리들은 페르시아만의 한 섬(Qeshm Island)에 농축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란은 협상 결렬을 원치 않아 컨소시엄 아이디어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소식통은 "컨소시엄 아이디어가 이란의 체면을 살리는 한편 아랍 동맹국과 미국의 사찰단이 이란의 핵 활동에 개입할 수 있게 하는 서로 윈윈하는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이 방안은 또 중동 국가간 우라늄 농축 경쟁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이점이 있다고 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위트코프 특사가 이란 정부에 구체적이고 수용가능한 제안을 했으며 이란이 이를 수용하는 것이 그들의 이익에 가장 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진행 중인 회담을 고려해 제안의 자세한 내용은 언론에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NYT는 "미국의 제안은 핵무기 제조가 가능한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활동은 물론 우라늄 농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외교적 타개책이지만 이란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중요 현안에 대한 언급이 애매해 추가 협상은 불가피하다.
미국은 어느 나라에 농축 시설을 건설 할지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이란에 농축시설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고 이란은 자국 내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제안은 이란이 요구하는 제재 해제의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란 지도부가 이란 영토내에서 핵연료를 생산하지 못하게 하는 최종 협정에 동의할 지는 의문이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3일 "곧 미국에 이란의 입장을 전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우라늄 농축에 누구의 허가도 필요하지 않다. 우리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한 합의는 없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 소셜미디어에서 미국은 어떤 우라늄 농축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농축 금지는 핵협정 마지막 단계에서 그렇게 한다는 것이지 중간단계 잠정 협의 기간 중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NYT는 해석했다.
이란은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나탄자(Natanz)와 포르도우(Fordow)에 2개의 핵 농축시설을 건설하고 첨단 핵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란이 국가적 자부심을 가진 시설의 폐쇄는 모욕적이고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이란 소식통은 전했다.
이란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근거해 핵연료 농축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이 조약에 서명했으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핵 활동 검증 권한을 부여하는 핵안전조치협정에 따른 추가의정서는 비준을 거부했다.
이란 관리들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비확산 협정 탈퇴하고 국제 감시기구의 핵 사찰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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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2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간 미-이란 핵 협상 소식을 보도한 이란 신문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29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