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외환] 日 40년물 입찰 부진에 美 수익률 상승...달러화는 이틀째 강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 수익률이 28일(현지 시각) 일제히 상승했다. 앞서 일본 정부가 실시한 40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 부진이 확인되면서 장기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국채 수익률도 동반 상승했다.
여기에 더해 700억달러 규모의 미국 5년물 국채 입찰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미리 국채를 매도해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컨세션(concession)' 전략에 나선 데다, 대규모 회사채 발행 소식까지 겹치며 채권시장 전반에 매도 압력이 확산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다수의 회사채 발행이 국채 매도를 유도해 수익률 상승을 부추겼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BNG뱅크, AT&T, 조지아패시픽 등 여러 기업이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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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
◆ 美 국채 수익률 일제히 상승…日 40년물 부진 영향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상승한 4.479%를 기록했으며, 30년물 수익률은 4.977%까지 오르며 장중 한때 심리적 저항선인 5%를 터치하기도 했다.
앞서 2년물 입찰은 무난한 수요 속에 마무리됐지만, 시장에서는 이날 5년물과 29일 예정된 7년물(440억달러 규모) 입찰에 대한 수요 둔화를 우려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이날 진행된 5년물 입찰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강한 수요를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실시된 700억달러 규모의 5년물 국채 발행 수익률은 4.071%로, 발행 전 시장에서 형성됐던 거래 수익률(When-Issued Yield)보다 0.4bp 낮게 결정됐다. 이는 시장 예상보다 낮은 수익률로, 수요가 강했다는 뜻이다.
특히 해외 투자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낙찰률은 78.4%로 전월 대비 14.4%포인트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응찰률은 2.39배로, 최근 6개월 평균치인 2.40배에 소폭 못 미쳤다.
5년물 입찰 호조가 전해지자 미국 국채 2년물, 5년물, 10년물 수익률은 일제히 상승 폭을 줄였다.
이날 공개된 연방준비제도(Fed)의 5월 회의록에서는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강조됐지만, 시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회의록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는 85회 언급된 반면, '고용'과 '노동시장'은 각각 23회, 16회 언급돼 연준이 물가 안정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 미 달러 이틀째 강세…관세 유예에 위험선호 회복
외환시장에서는 달러가 이틀 연속 강세를 이어갔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지수는 전장 대비 0.39% 오른 99.92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35% 하락한 1.1288달러, 달러/엔 환율은 0.33% 상승한 144.8엔으로 마감됐다.
외환중개사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 전략가는 "주말 동안 유럽에 대한 관세 위협이 철회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났고, 미국 성장 전망에 대한 비관론이 누그러졌다"며 "이러한 배경 속에 달러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유예 결정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됐다는 해석이다.
한편 일본 국채시장은 초장기물에 대한 수요 부진이 이어지며 변동성이 커졌다. 이날 실시된 40년물 국채 입찰은 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요를 기록했으며, 이달 들어 20년·40년물 입찰 모두 부진한 성적을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일본의 초장기물은 전 세계 장기채권 수요 위축을 경고하는 '카나리아'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 재무성은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초장기물 발행 축소 가능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