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우크라 휴전 전망 어두워지자 방산株 강세 타고 상승… 헨솔트 5.7%↑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7일(현지시간)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근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 측이 공방을 벌이면서 휴전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되는 가운데 방산주(株)들이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 유럽연합(EU)에 대한 50% 관세 부과를 한 달여간 늦추면서 조성된 낙관적 분위기가 이날도 계속됐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1.82포인트(0.33%) 오른 552.32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98.84포인트(0.83%) 상승한 2만4226.49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60.08포인트(0.69%) 오른 8778.05로 장을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지난 21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2만4122.40)를 4거래일 만에 다시 뚫었다.
반면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34포인트(0.02%) 내린 7826.79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36.42포인트(0.34%) 뛴 4만124.90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8.30포인트(0.13%) 전진한 1만4239.90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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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과 비판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2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언제나 푸틴과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지만 무슨 일이 그에게 일어났다"며 "그는 완전히 미쳤다(absolutely CRAZY!)"고 썼다.
트럼프는 이에 앞서 기자들에게 "푸틴이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절대적으로"고려하겠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디미트리 페스코프는 "지금은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며 "(트럼프 반응 등은) 모든 사람의 감정적인 과부하, 그리고 감정적 반응과 관련돼 있다"며 일축했다.
AP 통신 등 외신은 최근 며칠 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곳곳을 향해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미사일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인명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휴전에서 멀어지는 모습을 보이자 방산주들이 다시 크게 주목을 받았다.
군용 레이더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를 생산하는 독일의 방산업체 헨솔트는 이날 5.74% 상승했고, 유럽 내 최대 탄약 제조업체인 라인메탈은 2.55% 올랐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방산 섹터도 1.7%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온라인 주식거래 플랫폼 위블UK의 닉 손더스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가 예전보다 푸틴과 덜 가깝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빨리 끝나기보다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인식이 있다"며 "확실히 방산은 현 시점에서 가장 유행하는 분야"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유럽에 대한 관세 압박 수위를 낮춘 것도 투자 심리를 안도하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EU와의 무역 협상이 진전이 없다며 6월 1일부터 50%의 일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이틀 후인 25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으로부터 50% 관세 유예 요청 전화를 받았다며 이를 7월 9일로 연기했다.
그는 이어 27일에는 트루스소셜에 "방금 EU 측에서 (협상) 회의 일정을 신속히 잡기 위해 연락해 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했다.
독일에서는 상반된 신호가 나왔다.
경제활동에 대한 소비자 신뢰 수준의 변동을 측정하는 GfK 소비자동향지수(Consumer Climate Index) 6월 지표가 -19.9를 기록해 전달(20.8)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는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독일 경제는 -0.3% 역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독일 상공회의소(KIHK)가 이날 전망했다.
프랑스에서는 5월 인플레이션이 2020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0.6%에 그칠 것이라고 프랑스 통계청이 발표했다. 전달에 기록한 0.9%보다 0.3%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주로 서비스와 에너지 분야에서 가격 하락이 두드러졌다고 통계청은 밝혔다.
영국 파운드화는 2022년 2월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날 장중에 1.359 달러를 찍었다.
금융 서비스 업체 이버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엔리케 디아스-알바레즈는 "″지난주에 발생한 영국의 엄청난 인플레이션 쇼크는 영란은행의 최근 강경한 입장이 완전히 입증되었음을 의미한다"며 "파운드화는 주요 10국(G10) 통화 중 달러에 이어 가장 강한 위상을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통계청은 지난 21일 4월 물가상승률이 3.5%를 기록해 지난해 1월 4.0% 이후 15개월 만에 최고치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특징주로는 광산 및 시멘트 기술 공급업체인 FLSmidth는 골드만삭스가 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후 마진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3.4%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