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AI '그록', 미 연방정부 데이터 분석에 활용…기밀 유출·이해충돌 논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정부의 효율성 부서 도지(DOGE)가 자체 인공지능(AI) 챗봇 '그록'을 미 연방정부의 민감한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밀 유출 및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3일(현지 시각)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도지 팀이 커스터마이징된 그록을 통해 연방정부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으며, "질문을 던지고, 보고서를 작성하며 데이터 분석을 수행한다"는 증언을 전했다.
또한 일부 관계자들은 도지 직원들이 국토안보부(DHS) 직원들에게 그록 사용을 권장했으며, 이는 해당 부처에서 공식 승인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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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내각회의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02 [email protected] |
◆ xAI 통한 정보 유출 우려…전문가들 "법 위반 소지"
전문가들은 민감한 정부 데이터를 AI에 입력하는 행위가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머스크가 소유한 AI 스타트업 xAI가 이 데이터를 활용해 그록을 학습시키거나, 연방정부의 비공개 계약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면 불공정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머스크와 xAI, 백악관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DHS 대변인은 "도지가 직원들에게 특정 도구나 제품 사용을 강요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도지는 '정부의 비효율 제거'를 명분으로 수천 명의 연방 공무원을 해고하고, 민감한 데이터 시스템을 통제하며, 일부 연방 기관을 해체하려는 시도까지 벌여왔다.
또한, 도지 직원들이 연방 공무원의 이메일을 감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의제에 '충성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을 식별하도록 AI를 훈련시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다만 미 국방부 대변인은 "도지가 네트워크 감시에 관여한 바 없으며, 어떤 AI 도구도 사용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지난달 투자자들에게 도지에서의 활동 시간을 주 1~2일로 줄이겠다고 밝혔으나, 도지 팀은 그의 축소된 역할과 관계없이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