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뇌물 논란' 카타르 보잉기 인수..."트럼프 전용기로 개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국방부는 '뇌물 논란'에도 불구하고 카타르 정부가 선물로 제공한 보잉 747-8 항공기를 공식 인수했으며, 이를 개조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 '에어포스 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21일(현지 시간) 밝혔다.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국방부 장관은 모든 연방 정부 규칙과 규정에 따라 카타르로부터 보잉 747 항공기를 인수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명은 "국방부는 미국 대통령을 실어나르는 데 사용되는 항공기를 위해 적절한 보안 조치와 임무 수행에 필요한 기능을 고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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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 합의서에 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군주.[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5.15 [email protected] |
국방부는 해당 항공기를 대통령 전용기로 개조하기 위해 보안 조치와 임무 요건을 충족하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수억 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항공기는 현재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국제공항에 위치하고 있으며, 방산업체 L3 해리스가 개조 작업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운용 중인 에어포스 원은 노후된 보잉 747 기종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두 대의 747-8 기종을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기 위해 보잉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보잉의 제작 지연으로 납품이 당초 2024년에서 2027년 이후로 미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카타르 방문 기간 항공기를 선물 받기로 하면서 부적절한 뇌물 논란을 일으켜왔다. 이 항공기는 고급 사양을 갖추고 있으며 대당 가격이 4억 달러(약 5,400억 원)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논란에 확산되자 "그것은 나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 미국 국방부에 주는 선물"이라며 이를 거절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라고 강변했다. 또 자신이 퇴임하면 이 항공기를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과 일부 시민단체들은 외국 정부로부터의 고가 항공기 수령은 헌법상의 외국 선물 수령 금지 조항에 위배될 수 있으며, 반대 급부를 겨냥한 뇌물을 받는 것이라고 반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