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도 흔들렸다… 작년 영업이익 30% 급감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프랑스 명품업체 샤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30% 급감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샤넬은 지난해 매출 187억 달러(약 26조원), 영업이익은 44.8억 달러(약 6조2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30% 줄었다. 순이익도 28.2% 감소한 34억 달러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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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샤넬 |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국 수요의 감소가 지목됐다. 블룸버그는 "샤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매출이 92억 달러로 7.1% 줄었다"고 말했다.
미주 지역 매출은 4.2% 줄었고, 유럽은 0.6% 늘었다.
샤넬은 주력 제품의 급격한 가격 인상이 매출 감소의 원인일 수 있다는 관측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샤넬 클래식 플랩백 가격은 2019년 이후 두 배 이상으로 올라 1만 유로(약 1570만원)를 상회하고 있다.
리나 네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거시경제적 변동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며 "특히 중국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2024년 실적은 지난 3년 동안 거의 두 배로 성장하는 전례 없는 성장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성장세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였다.
블룸버그는 "네어 CEO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샤넬의 매출 감소와 수익 급감은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1910년 가브리엘 코코 샤넬이 설립한 샤넬은 패션 업계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회복력이 뛰어난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히며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고객층을 공략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글로벌 경제의 약화에도 불구하고 샤넬이 공격적인 마케팅·브랜드 홍보 활동을 펼친 것도 수익성 악화의 한 원인이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필립 블롱디오 최고재무책임자(CF)는 "지난해 브랜드 지원 활동에 약 24억 달러를 지출했고 이로 인해 수익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브랜드 정체성 변화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5년 간 컬렉션을 이끌었던 수석 디자이너 버지니 비아르가 작년 6월 물러나면서 샤넬은 디자인 리더십 공백기를 맞았다. 샤넬은 케링 그룹 보테가베네타 출신 마티유 블레이지를 영입해 오는 10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첫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업계에서는 디자이너의 새 작품이 상품화되기까지 약 반 년이 걸릴 수 있고, 블레이지의 작품이 미치는 영향은 내년부터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샤넬은 작년에 5.1% 늘린 직원수는 올해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8억 달러였던 달했던 자본지출 규모도 유지할 계획이다. 샤넬은 작년 프랑스 파리 몽테뉴 거리와 캉봉 거리, 미국 뉴욕 플래그십 스토어 부지 등 부동산 매입에 약 6억달러를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