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中 국방장관, 샹그릴라 포럼 불참할 듯"...美 헤그세스와 회동 불발

[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중국 국방부의 둥쥔(董軍) 부장(장관)이 다음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연례 국방·안보 포럼 '샹그릴라 대화'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수년간 빠짐없이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했던 중국 국방부 장관의 이번 불참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FT 보도대로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과 만남도 이뤄질 수 없다.
FT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측은 국제전략연구소(IISS) 주최의 '샹그릴라 대화'에 둥 부장의 불참 의사를 싱가포르에 전달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있지만 포럼 개최 2주를 앞둔 시점이라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중국은 둥 부장보다 낮은 직급의 국방 관료가 이끄는 대표단을 포럼에 파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샹그릴라 대화'는 아시아 최고의 국방·안보 회의로,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이 만나는 '대화의 장' 역할을 해왔다. 특히 양국의 국방 수장이 10년 넘게 상대국을 방문하지 않았던 만큼 샹그릴라 대화의 의미는 남달랐다.
소식통은 둥 부장의 불참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수년간 해당 포럼에 참석한 중국측 인사들은 대만과 남중국해에서 인민해방군이 펼친 공세적 활동으로 주변국 참석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국방부에서 인도-태평양 담당 업무를 이끌었던 일라이 래트너는 "샹그릴라 대화는 중국(인민해방군) 측에 항상 불편한 자리"라며" "참석자 대부분이 중국의 공세적이고 강압적인 행동을 어떤 식으로든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등이 연설자로 나설 예정이다.
한편 둥 부장의 샹그리랄 대화 불참 가능성은 시진핑 주석이 인민해방군을 이끄는 중앙군사위원회의 고위급을 숙청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FT는 지난달 시 주석이 헤웨이동(何衛東)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해임했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6개월 전 먀오화(苗華) 해군 상장을 정직시킨 후 나온 조치다.
지난해 FT는 둥 부장도 조사 대상이라고 보도한 바 있지만 그는 여전히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 명의 소식통은 동 부장의 경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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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쥔 중국 국방부 부장(장관) [사진=블룸버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