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2시간 통화 후 우크라 휴전 협상 개시 전격 합의..."평화각서 준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전화 통화를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및 종식을 위한 협상을 즉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전 10시(미 동부 시간)부터 약 2시간에 걸쳐 전화 통화를 진행하며, 전쟁 중단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과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한 각서 체결 가능성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직후 자신의 '트루스 소셜' 계정에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는 매우 잘 이루어졌으며, 모스크바와 키이우는 즉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교황을 대표하는 바티칸이 협상 개최에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며 바티칸 교황청이 중재자 역할을 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또 "이제 그 과정을 시작하자!"며 협상의 조속한 진전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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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푸틴 대통령도 통화 직후 러시아 남부 소치에서 러시아 언론과 만나 "2시간 넘게 유익하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바탕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위한 각서 작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각서에 대해 "평화 정착의 원칙, 휴전의 조건과 일정, 향후 협정 체결을 위한 일정 등을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양국이 직접 협상을 재개한 것은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러시아의 입장은 명확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위기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의 동진과 서방의 개입이 현재 사태의 원인이라는 기존 주장을 재확인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한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과의 통화 이전에도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했지만, 크렘린궁의 거부로 양국은 실무 협상만 진행한 바 있다.
중동을 순방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푸틴과 내가 만나기 전까지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미러 정상의 통화와 협상 개시 선언이 전쟁 종식을 향한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유럽 주요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주도하는 평화 협상이 우크라이나에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갈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영토의 일부를 상실하고, 향후 러시아의 추가 공격에 대한 충분한 안전 보장이 결여된 채 협상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