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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성, 21세 여성 살인 혐의로 38년 억울한 옥살이… DNA 검사로 무죄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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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21세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38년 7개월 21일 동안 복역한 영국 남성이 13일(현지시간) 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DNA 검사 결과 피해자 몸에서 채취된 범인 체액이 이 남성의 것과 다른 것으로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그가 감옥에 갇혀 있는 기간은 총 1만4113일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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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설리번의 스케치. [사진=로이터 뉴스핌]

영국 런던의 항소법원은 이날 영국 중부 리버풀 인근 머지사이드의 버켄헤드에서 다이앤 신달(당시 21세)을 살해한 혐의로 1987년 종신형을 받은 피터 설리번(68) 사건에 대해 "1심 판결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사건을 심리한 3명의 판사 중 한 명인 티모시 홀로이드는 "증거에 비춰볼 때 항소인의 유죄 판결이 입증됐다(safe)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BBC 방송은 "설리번은 영국 사법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된 사법 오류의 생존 희생자"라고 말했다. 설리번은 이날 오후에 석방됐다.

교도소에서 화상으로 재판에 출석한 설리번은 석방 선고를 받자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흐느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화가 나지도, 원망을 갖지도 않는다"며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에게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이 세상에서 내게 남겨진 삶을 최대한 살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끔찍한 일들이 너무 많아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성경 구절을 덧붙였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설리번은 정부로부터 최대 100만 파운드(약 18억6000만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 돈을 받으려면 앞으로 2년 반이라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사건은 1986년 8월 2일 발생했다. 꽃집 주인이자 결혼 자금을 모으기 위해 펍에서 파트 타임으로 일하던 신달은 자정 직후 퇴근을 하다 잔인하게 폭행당하고 살해된 채 발견됐다. 머리에 여러 차례 타격을 입었고, 물린 자국과 찢어진 상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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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8월 살해된 당시 21세의 다이앤 신달. [사진=로이터 뉴스핌]

경찰은 인근 탐색과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설리번을 검거했다. 피해자가 살해된 다음 날 피해자가 입었던 옷 일부가 불에 타고 있는 것이 발견됐는데 당시 주변을 지나던 한 커플이 덤불 속에서 달려나오는 남자를 목격했다. 이들은 그 남성을 설리번이라고 지목했으나 이후 용의자 신원 확인 과정에서는 설리번을 골라내는 데 실패했다.

설리번도 조사 과정에서 오락가락 진술을 하고 살인 행위를 자백하기도 했다. 설리번 측은 나중에 설리번이 학습 장애가 있어 쉽게 암시를 받으며 조사 당시 변호사나 적절한 보호자 없이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변호사를 대동할 수 있게 됐을 때 자백 사실을 철회했다. 설리번은 유죄 판결 이후에도 계속 무죄를 주장했다.

설리번은 2008년과 2019년 형사사건심사위원회(CCRC)에 사건을 재심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CCRC는 사법 오류 가능성을 조사하기 위해 설립된 법정 기관이다. 

하지만 2021년 설리번 측이 다시 재심을 청구하자 CCRC는 기술 발전으로 사건 당시 채취돼 보존된 정액을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결정했다. CCRC는 사건을 항소법원으로 돌려보냈다. 

DNA 검사 결과 해당 샘플은 설리번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머지사이드 경찰과 왕립검찰청(CPS)은 모두 "살인 사건 발생 당시에는 정액 샘플을 검사할 기술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머지사이드 경찰은 "사건 수사를 재개했다"며 "불행히도 국가 DNA 데이터베이스 검색 결과 아직 일치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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