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유가] 미·중 무역 협상 기대에 유가 상승, 저가 매수세에 금값도 올라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의 관세 인하 조치 호재가 지속하며 13일(현지시간) 유가가 상승했다. 금값은 예상보다 둔화한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저가 매수세에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장보다 1.72달러(2.78%) 오른 63.6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은 1.67달러(2.57%) 상승한 66.63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대폭 인하하면서 시장에서는 경기 둔화가 제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JP모간체이스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50% 미만으로 평가했으며 바클레이스는 침체가 아예 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날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둔화에 대응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2%, 전년 대비 2.3%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한 CPI는 지난 3월 2.4%보다 오름세가 둔화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전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가 4% 넘게 뛰는 등 위험자산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유가는 1%대 상승에 그쳐 이날 원유시장이 뒤늦게 랠리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어제 중국 호재로 다른 시장들의 급등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늘은 이를 따라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늘 아침 발표된 지표는 연준이 조만간 정책 변화를 시작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예상보다 약한 물가 오름세에 미 달러화는 내림세를 보였다. 이날 장중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72% 내린 101.06을 가리켰다. 이 같은 달러화 약세는 달러로 표시되는 유가의 상승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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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에너지 수출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한 점 역시 유가 상승 재료가 됐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중동 순방 일정을 개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이란의 에너지 수출에 대해 최대한의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앞서 이란산 원유를 중국으로 운송하는 네트워크에 대해 제재를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금값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6% 상승한 3247.80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금 현물은 0.4% 오른 3246.96달러를 가리켰다. 전날 금 현물은 3207.30달러까지 밀렸었다.
전날 미국과 중국의 관세 인하 소식에 안전자산 선호가 후퇴하며 금값이 내리자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다.
미국이 중국에 적용하는 관세와 다른 교역국에 부과하는 10%의 기본 관세, 25%의 자동차,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가 여전히 경기를 압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여전하다.
유가와 마찬가지로 미 달러화의 약세 역시 이날 금값 상승 요인이 됐다.
TD 증권의 바트 멜렉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월요일 금 가격이 큰 조정을 받았다"며 "다만 중국에 대한 관세가 여전히 30% 수준으로 남아 있어 이는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킷코 메탈스의 짐 와이코스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번 보고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할 만한 문제가 있는 인플레이션 보고서가 아니기 때문에 귀금속 시장에는 다소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