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플레이션 없고 모든 물가 내려…연준 금리 내려야"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모든 물가가 내렸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에 금리 인하를 또다시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인플레이션이 없고 휘발유와 에너지, 식료품, 그리고 거의 모든 것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연준은 유럽과 중국처럼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썼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비난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늦는 파월(Too Late Powell)은 도대체 뭐가 문제냐"며 "미국은 이제 활짝 꽃필 준비가 됐는데 이건 너무 불공평하다"고 했다. 이어 "그냥 모든 걸 내버려둬라. 그러면 멋진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효한 관세가 일부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달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발표 후 나왔다. 이날 미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한 달 전보다 0.2% 상승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CPI는 2.3% 올라 지난 2021년 2월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느린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3월 수치와 시장 전망치 2.4%를 모두 밑도는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꾸준히 금리 인하를 요구하며 파월 의장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까지 띄웠지만 금융시장에 큰 폭의 매도세가 일어나자 해임할 의사가 없다며 한발 물러섰다. 미국 대통령은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관여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빈번히 연준을 대놓고 압박해 왔다.
연준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정부가 중국과 무역 협상을 벌이며 90일간 상대국에 적용하는 관세를 인하하면서 연준이 상황을 지켜볼 여유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본다.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연준이 오는 9월과 12월 기준금리를 각 0.25%포인트(%p)씩 인하할 가능성을 크게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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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5.14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