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카타르' 항공기 선물' 안 받으면 멍청...전용기로 사용"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카타르 왕실로부터 약 4억 달러(약 5천7백억 원) 상당의 전용기를 선물받아 전용기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12일(현지 시간) 밝혔다.
중동 순방 길에 오르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초고가 항공기 선물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제안을 거절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항공기 선물은) 카타르의 훌륭한 제스처라고 생각한다"면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는 그런 제안을 거절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주 비싼 비행기를 공짜로 받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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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또 골프에서 홀 가까운 퍼팅에 면제(컨시드)를 주는 상황에 빗대며 "사람들이 퍼팅에 면제를 주면 '고맙다' 말하고 다음 홀로 가면 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것은 나에게 주는 선물이 아니라 미국 국방부에 주는 선물"이라면서 보잉 사가 새 대통령 전용기를 납품하기 전까지 선물 받은 항공기를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선물 받은 항공기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자신이 퇴임하면 '트럼프 대통령 도서관'에 기증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전날 트럼프 정부가 카타르 왕실로부터 보잉 747-8 항공기를 선물로 받아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외국 정부로부터 받은 선물 중 최고가에 해당된다.
현재 운용 중인 미 대통령 전용기는 30년 이상 운용된 보잉 747 기종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 두 대의 747-8 기종을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하기 위해 보잉 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보잉의 납품 기간이 당초 2024년에서 2027년 이후로 미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강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한편, 카타르 왕실의 보잉 항공기 선물 계획이 알려지자 야당인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해 충돌과 반대 급부를 겨냥한 뇌물을 받는 것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또 이 항공기가 트럼프 도서관에 기증되면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후에 개인 용도로 사용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