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푸틴, 美 겨냥 "괴롭힘에 맞설 것"…관계 강화 공동성명 채택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양국 관계를 더욱 강화하자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미국을 겨냥해 일방주의와 괴롭힘에 맞설 것이라고도 다짐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링궁에서 만나 서로를 "친애하는 친구"로 부르며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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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email protected] |
두 정상은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군사 협력을 포함한 전 분야에서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겠다고 밝히고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견제하려는 워싱턴의 전략에 단호히 맞서기 위해 공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위해 근본 원인 제거가 필요하다는데 입장을 같이 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가능성을 저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전쟁에 나섰다고 주장할 때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이번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나치 독일 패망을 기념하는 러시아의 전승절 퍼레이드를 앞두고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이 신나치주의에 맞서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위권 행사에 대한 선전전을 이어갔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친구들과 함께 역사적 진실을 굳건히 지키고 전쟁 시기의 기억을 지키며 신나치주의와 군국주의의 현대적 형태에 맞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으로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는 시 주석은 "러시아와 중국이 협력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외부의 간섭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백 번의 불시험을 견딘 진정한 강철 같은 친구가 돼야 한다"며 푸틴 대통령에게 두 나라의 긴밀한 유대를 강조했다.
또한 미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으로, 시 주석은 러시아와 중국이 "일방주의와 괴롭힘에 공동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이전까지도 수십 차례 만남을 가져왔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불과 3주 전 양국은 '제한 없는 전략적 협력'을 선언한 바 있다. 현재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교역국으로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견디는 데 있어 경제적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