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커 전 美 우크라 특사 "트럼프, 對러 강경 노선 돌입"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협조적 태도에 실망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강경 노선(hard way)'에 돌입했다고 커트 볼커 전 미 국무부 우크라이나 특사가 8일(현지 시각) 밝혔다.
볼커 전 특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안보 회의에서 로이터통신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초반 푸틴에게 '쉬운 길로 하든, 어려운 길로 하든'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며 "그러나 전쟁 100일이 지난 지금, 푸틴이 전혀 협조하지 않자 트럼프는 강경한 접근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정치적으로 완전히 공조하게 되면서, 전쟁 지속의 책임이 명확히 러시아에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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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우크라 광물 협정 체결… "트럼프 지지층 설득용"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우크라이나와 광물 공급 협정을 체결했으며, 이는 미국에 우선적인 자원 접근권을 제공한다. 트럼프는 이를 통해 "미국 납세자의 돈을 쓰기보다, 우크라이나가 직접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지지층에 강조하고 있다고 볼커는 설명했다.
또한 이 협정은 미국의 우크라이나 경제·안보에 대한 이해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향후 무기 지원의 명분을 마련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설명이다. 볼커는 "협정 자체가 안보 보장을 명문화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여전히 푸틴에게 협상 여지를 주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볼커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이 배제됐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라며, 미 의회가 러시아 주요 기관에 대한 2차 제재 법안을 통과시켜 트럼프의 대러 강경 노선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