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 노디스크, 복제약 퇴출 기대에 시간 외 주가 5%↑…"하반기 매출 반등 자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종목명:NVO)가 미국 내 복제 비만 치료제 퇴출 기대에 힘입어 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개장 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5% 가까이 상승하고 있다. 미국 내 조제 복제약 퇴출 시한이 다가오며, 독점적 시장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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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3.07 [email protected] |
1분기 실적 '양호'…그러나 가이던스는 하향
노보 노디스크는 이날 1분기 순이익이 290억3000만 덴마크 크로네(약 44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278억 크로네)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대표 제품인 위고비의 매출은 173억6000만 크로네로 전년 대비 83% 급증했으나, 금융정보업체 팩트셋 기준 애널리스트 기대치(185억1000만 크로네)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도 기존 16~24%에서 13~21%로 하향 조정했다. 영업이익 증가율도 기존 19~27%에서 16~24%로 낮췄다. 요르겐센 CEO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의 시장 침투율이 예상보다 낮았고, 이는 미국 내 복제약의 급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는 상반기 시장 점유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판매 회복을 자신했다.
◆ "복제약 퇴출, 하반기 매출 본격 회복 예상"
노보 노디스크의 라스 프루어고르 요르겐센 CEO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복제약 조제(compounding)가 우리의 시장을 일부 잠식했지만, 이달 22일을 기점으로 퇴출될 것"이라며 "FDA가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의 약품 부족 사태 종료를 선언함에 따라, 복제약 시장은 5월 22일까지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보 노디스크는 하반기부터 위고비의 본격적인 매출 회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불법 복제약 판매 업체에 대한 법적 대응도 강화할 방침이다.
◆ CVS·힘스앤허스와 협업…"공급 확대·비용 절감 전략 본격화"
노보 노디스크는 힘스 앤 허스 헬스, 라이프MD 등 미국 원격의료 스타트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온라인 직접 판매 채널을 열었고, CVS 케어마크와의 제휴를 통해 위고비 단독 사용권도 확보했다. 요르겐센 CEO는 "우리는 독점권을 요구하지 않았지만, CVS가 경쟁약을 배제하고 위고비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경쟁사 릴리·아스트라제네카도 시장 진입 시도
비만 치료제 시장은 급성장 중인 만큼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일라이릴리는 1분기 매출이 45% 급증했지만,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의 매출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릴리는 최근 암 치료제 인수와 관련한 일회성 비용으로 인해 연간 순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차세대 복합 비만 치료제 '카그리세마(CagriSema)'의 임상 결과에 따라 2026년 1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다. 또한 기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경구용(먹는) 비만 치료제 허가 신청도 진행 중이다. 요르겐센 CEO는 "카그리세마는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어떤 약보다 뛰어난 데이터가 나왔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