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시황] 드디어 조정 끝? 비트코인 97K까지 '껑충'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의 부진한 노동 지표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 내 위험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9만 7000달러를 돌파, 2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기준 2일 오후 12시 25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35% 오른 9만 7044.25달러를 기록 중이다. 지난 1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인 10만 9000달러선을 기준으로 10% 하락한 약 9만 8000달러를 넘어설 경우 조정 영역을 처음으로 벗어난 것으로 간주된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2.02% 상승한 1845.06달러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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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셔터스톡] |
간밤 미국 노동부는 4월 26일로 끝나는 한 주 동안 실업수당을 신청한 미국인의 수가 계절 조정 기준 24만1000명으로, 전주 대비 1만 8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암울한 지표에도 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고, 비트코인 가격은 뉴욕증시를 따라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은 실망스러운 고용 지표가 뉴욕 주의 봄방학 영향 때문이며, 고용 시장의 근본적 약화 신호는 아니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동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치저장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비트코인의 이날 가격 상승은 금과도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금값은 1온스당 3216달러로 2% 넘게 하락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자 제프리 켄드릭은 전날 고객 노트에서 "내 논리를 반복하겠다"라면서 "나는 비트코인이 미국 자산에서 전략적 자산 재배분이 일어날 때 금보다 더 나은 헤지 수단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파생상품 시장도 비트코인 강세 심리를 반영했다.
코인글래스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은 24시간 동안 8.96% 증가해 679억 달러에 달했다. 전체 청산 규모는 89만 2840달러였으며, 이 중 숏(매도) 포지션이 86만 900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롱(매수) 포지션은 3만 1940달러에 그쳤다. 이 같은 청산 불균형은 단기적으로 시장 심리가 추가 상승 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시사한다.
애널리스트들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전략적, 메타플래닛 등 기업들의 대규모 매수와 ETF를 통한 꾸준한 자금 유입 등 기관 투자자의 관심을 꼽는다.
타이거리서치 수석 연구원 라이언 윤은 디크립트에 "비트코인의 최근 가격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 모멘텀의 결과"라며 "비트코인이 투기성 자산에서 기관 투자 포트폴리오의 필수 구성요소로 전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연구원은 "스트래티지 등 비트코인 관련 기업의 꾸준한 매수"를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비트코인 최대 보유 기업인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날 비트코인(BTC) 추가 매수를 위해 총 840억 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의 비트코인 축적 전문기업 메타플래닛은 4억8,100만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며, 이번 주 미국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요인과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결합되면서 "기관의 지속적인 관심"이 확인된다는 게 윤 연구원의 설명이다.
BTC 밈코인 DEX 펑키빗의 공동창업자 겸 대표 앤드류 로렌스는 "7만 5000달러 저점을 찍은 뒤, 비트코인은 다른 위험자산과의 연동에서 벗어나 (대체적) 가치 저장 수단으로 다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통화 정책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가격이 더 크게 오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