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美 규제 회피 위해 '중국 별도 법인' 플랜B 가동중"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국 정부로부터 제품의 중국 수출을 금지당한 엔비디아가 중국에 별도의 합작 법인 설립을 모색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미국 정부의 규제를 벗어나기 위한 차원에서 조용히 플랜 B를 가동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중국 내 IT 전문 매체인 아이지웨이(愛集微)가 29일 전했다. 매체는 별다른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업계의 전언을 인용해 이같은 소식을 보도했다.
매체는 젠슨 황은 자체 기술 플랫폼인 쿠다(CUDA) 생태계를 중국 시장에서 유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중국에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장차 중국 사업을 미국 본사로부터 독립시킬 가능성마저 염두에 두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매체는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으로 미국의 규제를 거론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에서 CUDA 플랫폼을 안착시켰으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 GPU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2022년 엔비디아의 AI 칩인 A800과 H800의 중국 수출을 금지시켰다. 이에 엔비디아는 사양을 낮춘 중국 시장 전용 AI 칩인 H20을 개발해 중국에 수출해 왔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지난 9일 엔비디아의 H20의 중국 수출마저 금지시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17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 경제 정책의 실세인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젠슨 황 CEO는 "중국 시장을 계속 깊이 다지고 미·중의 경제·무역 협력 발전을 위해 적극 역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젠슨 황 CEO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날 아이지웨이가 보도한 소문이 사실이라면 젠슨 황 CEO는 허리펑 부총리에게 자신의 중국 사업 구상을 설명하고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중국에서는 화웨이를 비롯한 GPU 개발 업체들이 엔비디아를 대체할 제품들을 출시할 예정임을 발표하며, 엔비디아의 중국 내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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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