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로 美 진열대 텅 비고, 6월엔 침체 진입"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 여파로 이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미국 내 소매점의 제품 진열대가 텅 비고, 여름에는 경기 침체에 진입할 수 있단 월가의 경고가 나왔다.
28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미 자산운용사 아폴로 글로벌매니지먼트의 토스텐 슬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고객 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조치가 실제 미국 경제에 미치는 충격 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중국산 제품 운송 기간을 고려할 때, 미국 소비자들은 빠르면 오는 5월 중순이나 말부터 매장 내 물품 부족을 체감하기 시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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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저지주 시코커스에 있는 월마트 내부 전경.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수 주 내로 미국 매장 선반이 비고, 코로나19 때처럼 소비자와 기업 모두 중간재 부족 사태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오는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는 운송·소매 업계 해고 사태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여름에는 경기 침체에 진입할 수 있단 예측이다.
CNBC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예상이 시장 내 다른 전망보다 더 부정적인 쪽에 속한다고 부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관세 부과 이전 주문량이 많이 증가해, 당분간은 소매점 물품 부족 현상이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아니샤 셔먼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아직 매장 진열대가 비는 현상을 기대하긴 이르다"라며 "연초 이후 재고가 여전히 증가한 상태이고, 수요는 둔화하고 있다"라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 경제 타격이 아직 본격화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상당수의 미국인이 벌써 물가 상승을 체감하고 있단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을 앞둔 지난 17~24일 미국 성인 1678명(표본오차 범위 ±2.9%p)을 대상으로 조사해 이날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인의 59%가 트럼프 정책으로 인해 국가 경제 상황이 악화하였다고 생각했다. 이는 지난 3월 조사 때 51%에서 8%p 급증한 수치다.
응답자 10명 중 6명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이미 지역사회의 생활비를 상승시켰다고 답했고, 69%는 내년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트럼프 관세 정책이 '나쁘다'라고 생각한 비중은 55%, 미국의 경제 상황이 나쁘다고 생각한 비중은 71%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