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의 파월 공격에 '셀 아메리카'…일제히 하락 마감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21일(현시시간)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속된 공격과 금리 인하 압박이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도를 허물고 있다는 진단과 함께 투자자들은 일단 주식과 장기 미 국채, 달러화를 팔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71.82포인트(2.48%) 내린 3만8170.41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4.50포인트(2.36%) 하락한 5158.2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15.55포인트(2.55%) 밀린 1만5870.90으로 집계됐다.
연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공격은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고 있다. 미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 기능을 못 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번지면서 투자자들은 이날 미국 자산을 팔아치웠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등과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이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이미 취약해진 주식시장에 연준의 독립성 위기는 또 다른 매도 구실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파월 의장을 "패배자"로 부르며 금리를 인하하지 않으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 대한 불신을 계속해서 드러내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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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요 지수가 급락 중이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4.22 [email protected] |
월드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네이트 개리슨 수석 투자 책임자(CIO)는 "지난 몇 주간 시장의 테마는 불확실성이었고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시장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서는 게 더 쉬워진다"며 "주말 동안 관세 진전 관련 좋은 소식은 없었지만, 트럼프가 파월을 해고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가 더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월은 연준에서 일관된 정책 관리와 경제 반응을 통해 많은 안정을 제공해 온 안정적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어 그를 해임하려는 위협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약간의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50파크 인베스트먼트의 애덤 사한 최고경영자(CEO)는 "오늘의 최신 뉴스는 트럼프가 파월의 성과에 불만이 있다는 것이고 이는 취약한 환경에서 더 많은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있다"며 "긴 주말이 지나고 오늘 이렇게 주가가 많이 하락했다는 것은 투자자들이 주말 동안 상황을 살펴본 후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더 커진 것으로 인식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특징주를 보면 렌터카 업체 허츠는 빌 애크먼의 지분 공개 이후 112% 급등한 후 이날 4.98% 하락했다. 테슬라는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바클레이스가 목표 주가를 낮추면서 5.75% 내렸다. 엔비디아는 H20의 중국 수출 통제 여파가 지속하며 4.51% 하락했다.
미국 주식뿐만 아니라 장기채와 달러화도 약세를 보였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후 3시 기준 3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10bp(1bp=0.01%포인트(%p)) 오른 4.909%로 올랐다. 10년물 금리 역시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최고치에서 마감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이날 장중 97.92까지 밀리며 3년간 최저치를 나타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13.83% 급등한 33.75를 가리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