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 은행들 1분기 '기대 이상' 실적...CEO들 "침체 가능성 높아져" 경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올해 1분기 미국 대형 은행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높아진 불확실성 속에서도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을 거뒀다. 높아진 시장 변동성이 오히려 주식 거래 수익을 높이며 이들 은행의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하지만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대형 은행 수장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높아진 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미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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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6대 대형은행의 로고 모음 [사진=로이터 뉴스핌] |
◆ JP모간·모간스탠리 주식 거래 매출 늘며 1분기 '기대 이상' 실적
11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이하 JP모간)의 1분기 주당 순이익(EPS)은 5.07달러를 기록해 월가 전망치 4.61달러를 상회했다. 총매출은 460억10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8% 늘며 역시 월가 예상(441억1000만 달러)을 뛰어넘었다.
이날 실적 발표 자리에서 다이먼 CEO는 "미 경제가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세금 감면과 규제 완화라는 긍정적 요소와 더불어 무역 전쟁, 끈끈한 인플레이션, 높은 재정 적자와 자산 가격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공존한다"면서 "항상 최선을 바라지만 회사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분기 높았던 시장 변동성은 트레이딩 실적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1분기 JP모간은 주식 거래로 38억 달러의 매출을 거뒀는데,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수준이다.
역시 이날 실적을 공개한 모간 스탠리 역시 기대 이상의 1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은행의 1분기 EPS는 2.6달러로 월가 예상(2.2달러)을 웃돌았고, 매출도 177억4000만 달러로 시장 기대(165억8000만 달러) 이상이었다.
JP모간과 마찬가지로 모간 스탠리 역시 1분기 주식 거래로 인한 매출이 41억3000만 달러로 1년 전에 비해 45% 늘었다.
모간 스탠리는 특히 아시아와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한 주식 거래 부문의 매출이 강력했다면서 "변동성이 더 큰 거래 환경 속에서 활발한 고객 활동에 의해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미 경제 마이너스 성장할 정도로 약해져"
세계 최대 자산 관리 기업인 블랙록은 1분기 엇갈린 실적을 보였다. 이 기간 EPS는 11.30달러로 전문가 예상(10.14달러)을 웃돌았으나, 매출은 52억8000만 달러로 예상치(53억4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이날 실적 발표에서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시장과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이 고객들과의 대화를 지배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또한 CNBC와의 인터뷰에서는 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핑크 CEO는 "우리는 지금 (침체에) 매우 가까운 상황에 있으며, 이미 침체에 접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을 제외한 무역 상대국에 대한 90일 관세 유예 조치는 불확실한 상황의 연장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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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 |
역시 이날 분기 실적을 발표한 웰스파고는 지난 1분기 EPS가 1.39달러로 전년 대비 16% 늘며 월가 예상치(1.24달러)도 웃돌았지만 매출은 201억5000만 달러로 예상(207억5000만 달러) 보다 낮았다.
특히 은행의 핵심 수익원인 순이자 수익(NII)은 115억 달러로 전년 대비 6% 줄었다.
웰스파고의 찰리 샤프 CEO 역시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을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며, 경제 둔화에 대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결과는 정책 변화의 시기에 달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