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KLA, 엔비디아 한계론 '강 건너 불구경'…갈 길이 바쁘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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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4. 실적서 훈풍 확인
반도체 시장의 수요나 전략 변화에 의한 수혜는 최근 실적에서 확인된다. 지난 1월30일 공개된 KLA의 25회계연도 2분기(작년 10~12월) 매출액은 30억8000만달러로 24% 증가했고 주당순이익은 8.2달러로 33%나 늘었다. 마진(매출총이익률 62.2%로 전년 동기는 62.6%)이 소폭 줄기는 했지만 미국 정부의 반도체 관련 장비에 대한 대중국 수출 통제 조치가 이어졌음에도 달성한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KLA의 중국 매출 비중은 36%로 종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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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의 마진은 반도체 장비 업체 중에서도 높은 편으로 분류된다. 동종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터리얼스나 램리서치의 최근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각각 48.9%와 47.4%다. KLA의 마진이 최근 하락했다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등의 환경 속에서도 62%가 넘는 매출총이익률을 유지했다는 것은 회사의 가격결정력과 원가관리 능력의 우수함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3월인 24회계연도 3분기까지만 해도 KLA는 계속해서 매출액 감소 현상을 겪었다. 당시는 AI 연산용 반도체 수요 급증의 본격적인 수혜를 누리기 전이다. 이런 까닭에 AI 노출이 없는 자동차나 PC 시장 동향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관련 부문의 수요가 주춤해진 게 원인이 됐다. 아울러 재작년과 작년까지 반도체 장비 시장을 이끌었던 중국 구매가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조치 속에서 감소한 이유도 컸다.
미국 정부의 중국 수출 통제 조치의 수위는 계속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공세에 따른 비용 상승의 악영향은 우려가 되는 대목이지만 KLA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 추세와 막강한 시장점유율에서 나오는 가격결정력으로 상쇄할 계획을 하고 있다. 현재 36%인 KLA의 중국 매출 비중은 추세적으로 감소할 것(올해 중 27~31% 수준으로 축소 전망)으로 예상된다.
5. TSMC 설비 점유율 확대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KLA의 최근 실적에서 주목할 점이 2개 있는데, 첫째는 KLA가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제조사인 대만 TSMC의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TSMC가 첨단 공정을 도입하면서 KLA의 장비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TSMC는 새걔 반도체 수탁 제조시장에서 67%의 점유율을 쥔 회사로 애플과 엔비디아, AMD 등 세계 최고 기술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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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 39xx 시리즈('GEN5')'. EUV 리소그래피 공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결함을 발견하는 데 특화된 장비 [사진=KLA 2025회계연도 2분기 결산 보충자료] |
메모리 분야의 점유율 개선도 주목된다는 설명이 뒤따른다. 회사 매출액의 73%는 AI 연산용을 포함하는 로직 반도체(CPU와 GPU, ASIC 등)다. 메모리는 27%인데 이는 작년 하순 20%에서 개선된 결과다. 메모리 비중 향상은 AI 연산용 반도체와 함께 고성능 구현을 위해 결합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부문에서의 수요가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HBM 같은 고급 메모리 제품은 일반 DRAM이나 NAND보다 훨씬 높은 부가가치를 갖기 때문에 KLA 제품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될 수 있다.
6. 월가 약 30% 반등 기대
미국 정부의 중국뿐 아니라 세계를 겨냥한 전방위적인 보호무역 조치로 주식시장의 시황이 악화한 탓에 투자심리가 당장은 크게 훼손됐지만 전문가들은 차후 KLA의 주가가 장기적인 반등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낙관한다. 팁랭크스에 따르면 최근 석 달 사이 KLA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 20명 중 12명이 매수 의견을 냈고 8명이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매도 의견은 없다. 1년 내 실현을 상정한 목표가의 평균값은 832.58달러로 현재가 656.76달러보다 27%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KLA의 작년 7월의 886.25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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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KLA의 주가 수준은 과거 평균에 가깝다. KLA의 주가수익배율(PER, 포워드<애널리스트들의 향후 4개 분기 주당순이익 추정치 컨센서스 누계분 기준>)은 20.8배로 과거 5년 평균 추정치 20배와 비슷하다. KLA의 PER은 작년 7월 32배대까지 올라섰다가 현재까지 계속 하락했다. 모간스탠리의 브렛 애널리스트는 "경쟁사에 비해 높은 프리미엄인 24배의 멀티플을 부여한다"며 "KLA의 우수한 성장 전망과 높은 마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