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연은 총재 "미국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아니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위 인사가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상태에 빠진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11일(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니다"며 "나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초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무엇이었는지 알 만큼 나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것은 두 자릿수의 실업률과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이었고 꾸준한 고물가와 경제 약세가 지속하던 때였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금융시장 일부에서 부각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평가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관세로 인해 경기 활동이 위축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이할 것을 우려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최근 불확실성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사실은 인정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은 요소를 반영하지만, 관세 및 무역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특별히 그중 가장 우선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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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블룸버그] 2025.04.12 [email protected] |
통화정책과 관련해 윌리엄스 총재는 연준이 금리 유지할 만큼 경기가 탄탄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현재 완만히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는 견조한 노동시장과 여전히 2% 목표치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적절하다"며 "특히 이것은 앞으로 나오는 지표와 상황 전개를 평가할 기회를 준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과 관련해 윌리엄스 총재는 "이민 감소에 따른 노동력 증가의 둔화와 불확실성 및 관세의 복합된 영향을 고려하면 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속도를 상당히 줄일 것으로 보며 아마도 1%를 조금 밑돌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 같은 경제 성장률 둔화가 실업률을 내년 4.5~5.0%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게 윌리엄스 총재의 평가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4.2%였다.
윌리엄스 총재는 관세율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3.5~4.0%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2월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연 2.5%의 상승률을 기록했었다.
한편 이날 별도로 공개 발언에 나선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의 단기 리스크(risk, 위험)가 상승할 것이며 고용시장이 약해져 연준이 이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살렘 총재는 "새로운 무역, 이민, 재정, 규제 정책의 순 영향과 시점과 관련한 물가와 고용, 경제 활동의 불확실성이 높고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동시에 고용시장이 약해지는 시나리오가 분명한 시나리오이고 이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기본 전망이 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연준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하고 올해 2차례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