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달러 '팔자' 지속…미국 자산 신뢰 '흔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국채 수익률이 주간 기준으로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급등했다. 주식시장이 11일(현지시간) 회복세를 보였지만 미 국채 매도세는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통해 무역 적자를 해소하려고 하면서, 오랫동안 세계 최고의 투자처로 여겨지던 미국이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8.6bp(1bp=0.01%포인트(%p)) 상승한 4.478%를 기록했다. 장중 10년물은 4.592%를 나타내 지난 2월 13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간 기준으로 10년물은 50bp 급등해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 금리도 0.8bp 오른 4.856%를 가리켰다. 지난 9일 30년물은 5.023%까지 상승하면서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30년물의 약세 폭은 지난 1982년 이후 가장 컸다.
채권 매도세 속에서 투자자들은 미국 채권 펀드에서 자금을 대규모로 인출했다. 시장조사기관 LSEG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한 주간 미국 채권 펀드의 순유출액은 156억4000만 달러로 지난 2022년 12월 이후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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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0.06 [email protected] |
전문가들은 이 같은 채권 약세가 미국 자산에 대한 신뢰 훼손을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미 달러화 약세 역시 이 같은 현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이날 100.05까지 내려 지난 2022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윈 틴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는 "지난 몇 주간 달러화 약세의 일부는 침체 우려나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반영된 것이지만 이것은 그것을 넘어섰다"며 "달러화와 미국 정치 의사결정에 대한 신뢰와 신용의 손실이며 전형적인 위험 회피 상황에서는 달러화가 안전 자산으로서 상승하지만 이번에 상승한 것은 엔화와 스위스 프랑이었고 달러화는 압박을 받아왔다"고 진단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국채 수익률 급등이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훼손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보통 관세가 오르면 달러화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동시에 달러화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선호가 변화하고 있다는 논리에 신뢰를 더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은 미국을 최고의 투자처로 생각해 왔고 그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무역 적자를 가지게 될 것"이라며 "무역 적자가 줄어든다면 그것은 투자자들이 '미국은 더 이상 전 세계에서 투자하기 가장 매력적인 곳이 아니고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는 것을 봐야 한다'고 말하게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