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3월에도 물가 안정..."美 관세 위협 더해지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커"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물가가 5개월 연속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이 완화한 만큼 미국의 관세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인도 중앙은행(RBI)이 이달 금리를 낮출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9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은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 인도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직전월과 비슷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가 이달 3~8일 40명의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월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3.60%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월의 3.61%와 비슷한 수준으로, 2월까지 4개월 연속 둔화한 물가 상승세가 3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예스뱅크의 인드라닐 팬 수석 경제학자는 "3월 물가 상승률은 매우 완만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채소 가격이 하락했지만 금 가격 상승이 근원 물가 하락을 제한하면서 전월 대비 하락 폭은 1월과 2월 대비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금 가격은 지난달 7% 이상 급등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범위한 무역 관세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인 금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인도의 3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오는 14일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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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2025.04.09 [email protected] |
한편 인플레이션이 RBI의 목표 범위인 2~6%에 들어서면서 RBI가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제기됐던 데 더해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충격 속 성장 지원을 위해 더 낮은 금리가 필요해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현지 시간) 상호 관세를 발표하면서 인도에는 26%의 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미국의 이 같은 관세가 RBI의 2025/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성장률 추정치(6.7%)와 정부의 경제 조사 전망치(6.3~6.8%)를 위협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시티은행은 미국 관세가 인도의 이번 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약 0.4%포인트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RBI가 성장률 전망치와 인플레이션 예측치를 모두 소폭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로이터는 RBI가 7일부터 시작한 통화정책위원회(MPC) 회의를 이날 마치면서 기준금리 격인 레포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발표하고, 오는 8월에 한 번 더 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했다.
RBI는 앞서 올해 2월 레포금리를 종전의 6.5%에서 6.25%로 0.25%포인트 낮췄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로이터는 "인도 경제는 2024/25회계연도에 6.5% 성장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간에 기록했던 성장률보다 훨씬 낮은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