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초읽기] 월가 "시장, 관세 충격 과소평가…가드 올려라" 경고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 현지시간 4월 2일 발표되는 상호 관세의 장기 충격을 시장이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는 월가 전문가들의 경고음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는 시장이 고율 관세의 장기화 가능성을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 판단이며, 관세에 따른 침체 경고음도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베다 파트너스 경제정책 담당이사 헨리에타 트레이즈는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은 앞으로 많은 것들을 소화해야 할 것이며 이번 관세가 얼마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지 직접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현재 시장에는 이러한 요소가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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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클레이즈 글로벌 리서치 회장 아제이 라자디아크샤 역시 기자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수입산 자동차 25% 관세가 "시장 예상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4월 2일 관세 조치가 시장이 간과할 수 없는 사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시장이 큰 충격을 받는 상황을 마주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관세 충격이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점 더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몇몇 월가 투자은행(IB)들은 S&P500의 연말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의 경우 최근 S&P500 목표치를 기존 6600에서 5900으로 하향했으며, 이는 월가에서 두 번 째로 낮은 전망치다.
라자디아크샤는 "만약 최종 관세율이 바클레이즈가 예상하는 약 15%를 초과할 경우, 주식 시장에는 추가 하락 위험이 있고 경제가 본격 침체로 접어들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바클레이즈가 지난 2년 반 동안 경험한 것 중 가장 방어적인 투자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최대한 방어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경제팀도 이번 주 시장이 예상보다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수석 정치 경제학자 알렉 필립스는 최근 시장 참여자 대상 조사 결과, 투자자들은 평균 9%포인트 수준의 상호 관세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초안에서는 이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수일 내로 글로벌 무역 전쟁 가능성이 빠르게 고조될 수 있다면서,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을 종전의 20%에서 35%로 대폭 상향했다.
필립스는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에 발표할 관세율이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면서 "따라서 초기에는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높은 관세율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그는 "캐나다 및 멕시코와의 협상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면서 "당시에도 높은 관세율이 먼저 발표된 뒤, 며칠 내에 철회되거나 크게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관세가 본격 부과되더라도 향후 관세 조치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나올 경우 불확실성이 사라진다는 차원에서 시장이 반등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 최고기술전략가 래리 텐타렐리는 "관세뿐만 아니라 불확실성이 시장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면서 "따라서 이번 조치가 명확해지면, 시장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고, 이후 주식 시장은 반등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