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양보도, 수교 60주년도, 트럼프 출현도 막지 못하는 일본의 역사 퇴행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제정세 불확실성 증가로 한·일 협력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태지만,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과거사 왜곡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일본이 최근 한·일 관계 개선 흐름을 이어가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5일 교과서 검정 조사심의회 총회를 열어 일선 고등학교가 2026년도부터 사용할 교과서 심사 결과를 확정했다. 이번 교과서에서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강화되고 일제 강점기 가해 역사가 크게 희석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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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독도의 날'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로비에 설치된 실시간 독도 영상 모니터 앞으로 청사 관계자들이 지나고 있다. 2024.10.24 [email protected] |
이번에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일본 고교 교과서는 지리총합(종합) 7종, 역사총합 11종, 공공 12종, 정치·경제 1종 등이다. 이 중 지리·역사와 공공 교과서 모두 독도를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기술하고 있다. 일부 교과서는 한국이 독도를 점거하고 있다는 표현에 '불법'이라는 표현을 추가했다.
역사 관련 기술에서도 일제의 식민지배 합법성 주장과 강제동원에서 '강제성 희석'이 나타났다. 검정 과정에서 "한반도에서 일본에 연행됐던 조선인"이라는 문구 중 '연행'이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는 지적을 받고 '연행'을 '동원'으로 바꾼 교과서도 있다.
한·일 양국은 올해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현으로 안보·경제·동맹 등 모든 분야에서 한·일이 비슷한 고민을 안게 되면서 한·일 간 협력이 중요한 시기라는 데 양국 모두 공감하고 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사히 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한·일 간 협력이 어느 때보더 중요한 시점임을 강조하며 일본의 협조를 촉구한 바 있다.
조 장관은 인터뷰에서 "일본 국민이 먼저 우리 국민의 아픈 상처를 헤아리는 손길을 내민다면 우리 국민은 분명히 그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 더 큰 발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라며 한·일 협력을 위해 과거사·영토 문제에서 도발적 움직임을 자제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일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양국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과거사·독도 문제에서는 퇴행적 행태를 가속화하며 스스로 한·일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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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미바에 다이스케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25일 오후 日고교 새 교과서,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역사를 왜곡한 내용이 검정 심사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2025.03.25 [email protected] |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가 자국 중심의 역사관에 따라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는 고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일본 정부가 또다시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또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및 강제징용과 관련, 강제성을 희석하는 서술 등 왜곡된 역사 내용이 다수 포함된 교과서를 용인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일본 정부가 스스로 밝혀온 과거사 관련 사죄와 반성의 정신을 진정성있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미바에 다이스케(實生泰介) 주한 일본 대사관 총괄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