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유가] 러·우 합의 소식에 유가 보합권…금은 지표 부진에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해상 및 에너지 휴전이 미국의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국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 우려를 상쇄하면서 25일(현지시간) 국제 유가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금 가격은 경기 우려 속에 3000달러를 상회했다.
뉴욕 상업 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5월물은 전날보다 11센트(0.16%) 하락한 배럴당 69달러에 마감됐고, 런던 ICE 선물 거래소의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5월물은 전날보다 2센트(0.03%) 오른 73.02달러에 마감됐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흑해에서의 항행 안전을 보장하고, 상대방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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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막혀 있는 러시아의 곡물·비료 수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러시아 선박회사가 해상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고, 보험료를 낮출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항구와 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도 보장하기로 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 수석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휴전이 이뤄진다면,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의 문이 열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 및 가스를 수입하는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유가를 계속 지지했다. 원유는 베네수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이며, 이미 미국의 수입 관세 대상국인 중국은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구매국이다.
전날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석유업체 셰브론의 베네수엘라 사업 철수 마감 시한을 5월 27일까지 연장했는데, ANZ 애널리스트들은 셰브론의 운영 라이선스가 철회될 경우,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약 2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 가격은 트럼프 무역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미국채 수익률 하락 영향에 3000달러 위에 머물렀다.
뉴욕 상품 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날보다 10.30달러(0.3%) 오른 3025.90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6일 오전 4시 59분 현재 7.8달러 상승한 3020.25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정책 관련 불안감 속에 이날 공개된 미국의 3월 소비자 경기 및 소득 기대 지수는 12년래 가장 부진한 수준을 가리켰다.
콘퍼런스보드(CB)는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2.9로 전달보다 7.2포인트(p) 하락해 넉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경제 전문가들은 앞서 이 지수가 93.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향후 기대는 더욱 부진했다. 기대지수는 9.6p나 급락한 65.2로 12년간 가장 약했다. 이 지수가 80을 밑돌면 향후 경기 침체 신호로 읽힌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인 아드리아나 쿠글러는 현재 연준의 정책이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며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2% 인플레이션 목표를 향한 진전이 둔화되고 있으며, 최근 상품 물가 상승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업과 가계가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높아진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정책의 물가 및 경제 충격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이날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1.6bp 하락했고, 국채 금리 하락은 금 투자 매력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