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총리의 눈엔 지금 유럽에선… "영국과 프랑스가 '하드 파워' 선도자"…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25일(현지시간) "현재 유럽에선 영국과 프랑스가 '하드 파워(hard power)'를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피알라 총리는 이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지금은 강력한 국가들이 더 큰 역할을 해야 하는 때"라며 "강력한 파워, 즉 핵무기와 같은 실제적 파워를 가진 영국과 프랑스가 그런 나라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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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가 지난 2024년 11월 6일(현지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현재 유럽에서 자체 핵무기를 보유한 국가는 영국과 프랑스, 단 2개 국가에 불과하다.
영국과 프랑스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날 경우 우크라이나에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파병해야 한다는 국제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피알라 총리는 "(평화가 유지됐던) 지금까지 유럽에서 프랑스와 독일의 강력한 역할에 반대해 왔다"면서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는 가장 강력한 국가들이 활동해야 하고, 그들의 리더십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독일 총선에서 승리한 중도보수 기독민주당(CDU)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가 연정 협상을 끝내고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되면 독일의 역할도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알라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보여주고 있는 영국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이 유럽의 안보에 더욱 깊이 개입하는 것이 향후 유럽 대륙과 영국이 더 긴밀히 함께 일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영국이 다시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될 가능성은 없다"면서 "하지만 유럽 대륙엔 너무나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양측이 더 강력하고 개방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체코는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지원국 모임 '의지의 연합(Coalition of the willing)'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한 발 더 나아가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보낼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평화에 대한 협정이 체결된다면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병력을 파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알라 총리는 "종전과 평화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파병을 얘기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향후 러시아의 어떠한 침략 행위도 저지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옵션에 우린 열려 있다"고 말했다.
체코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도 밝혔다.
체코는 작년에만 우크라이나에 155㎜ 포탄 52만발을 보냈다.
피알라 총리는 "올해도 비슷한 물량의 포탄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다만 올해 10월 실시되는 체코 총선에서 현 집권여당이 패할 경우 이런 우크라이나 지원 계획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피알라 총리는 "현 야당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보내는 것을 반대하고, 국방비 지출에 반대하며, 아무런 조건 없는 평화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면서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