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들 '불안한 성장'...월가 1Q 어닝 전망치 대폭 하향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고 첫 분기 동안 기업들은 성장세를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실적 전망치를 공격적으로 하향하며 트럼프 관세 정책의 충격파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23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팩트셋 보고서를 인용, S&P500 지수 편입 기업들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대비 7.1%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7개 분기 연속 이익 성장 기록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번 전망치는 연초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했던 11% 이상의 성장률 전망에서 대폭 후퇴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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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사진=블룸버그] |
실적 관련 초기 낙관론이 실제 데이터와 조금씩 엇갈리면서 분기별 실적 전망치는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취임 직후부터 쉼 없이 펼쳐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드라마에 놀란 전문가들은 1분기부터 전망치를 빠르게 낮춰 잡고 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금요일 보고서에서 "이달 투자자들의 태도가 급격히 약세로 전환됐다"면서 지난 2022년과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연방준비제도(연준)는 급격한 인플레이션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해 본격 긴축 사이클에 돌입, 시장이 크게 위축된 바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문가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이 오히려 기업들의 실적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높여 주가를 지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대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증시 랠리를 주도해 온 빅테크 종목들에 대해서도 여전히 '매수' 추천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열풍 속에서 버블 우려도 여전하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결국은 침체를 초래할 것이란 불안감도 계속되는 상황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집계에서도 최근 23주 가운데 S&P 500 편입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된 주가 22차례나 됐다.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례적으로 높다"라며 경계감을 표했다.
월가 기관들이 S&P 500 편입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면서 투자은행(IB)들의 주가 전망치도 거듭 낮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들은 지난 12일 올 연말 S&P500지수 전망치를 종전의 6500에서 6200으로 하향했고, 하루 뒤 야데니 리서치가 전망치를 7000에서 6400으로 낮췄다. 이어 17일에는 RBC 캐피탈마켓츠도 연말 목표가를 6600에서 6200으로 내렸다.
매체는 이번 어닝 시즌 중 기업 성적표는 물론이고, 컨퍼런스콜에서 나올 최고경영자(CEO)들의 발언에서도 불안한 소비심리 등 트럼프 관세 충격에 대한 우려가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