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희토류에 진심...美 광물 채굴 위해 전시권한 발동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내 희토류와 주요 광물 생산을 촉진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전시 상황에서 사용되는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해 미국 내 핵심 광물 채굴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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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 |
이 법은 1950년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한국 전쟁에 대비해 철강 생산을 늘리기 위해 제정한 것으로, 특히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요한 자원, 장비, 물자의 생산을 촉진하고 정부가 민간 산업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첫 임기 때 코로나19 대응의 일환으로 마스크 생산 확대를 위해 이 법을 활용한 바 있다.
이번 DPA 발동은 희토류와 주요 광물을 국가 안보와 직결된 중요 자원으로 간주하고, 연방 정부가 전시 상황처럼 적극적으로 해당 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행정명령에는 핵심 광물 사업에 대한 금융, 대출 등의 투자 지원을 제공하고, 관련 부처에 광산 개발 및 가공 프로젝트에 대한 신속한 허가를 촉진하며, 내무부에 연방 토지에서 광물 생산을 우선시하도록 지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미국은 일부 핵심 광물이 매장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광물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리튬과 니켈 생산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구리 광산은 여러 곳 있지만 구리를 가공하는 제련소는 두 곳뿐이다.
행정명령은 "미국은 한때 세계 최대 광물 생산국이었으나, 과도한 연방 규제가 우리 국가의 광물 생산을 약화시켰다"고 명시돼 있다.
이번 행정명령 발표는 미국과 중국, 캐나다 등 주요 광물 생산국들 간의 무역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가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을 강화한 데 대응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와의 희토류 광물 협정 체결이 임박했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