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에 美 소비자들 지갑 닫는다..."매장 방문 4.3% 감소"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정부의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금융시장 변동성 등이 맞물리면서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성장 동력이 위협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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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화점 메이시스의 쇼핑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말까지 견조한 매출을 기록한 미국 내 많은 소매업체는 올해 성장 둔화를 우려한다. 올해 초부터 감소세를 보이던 매장 방문객 수가 이달 들어서도 계속 줄고 있어서다.
소매 컨설팅 업체 리테일넥스트에 따르면 이달 초 미국 내 매장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신호로 소비자 위치 데이터를 분석하는 플레이서에이아이 역시 월마트, 타깃, 베스트바이 등 주요 대형 매장 방문이 줄었다고 전했다.
소비 심리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 14일 미시간대가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57.90으로 3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2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의 71.7에서 2월 64.7로 내려앉은 데 이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서카나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한 주간 일반 소비재(비필수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했다.
레베뉴매니지먼트솔루션에 따르면 2월 한 달간 패스트푸드 매장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2.8% 줄었으며, 특히 아침 시간대 방문은 두 자릿수 감소 폭을 기록했다. "아침 식사는 집에서 해결하거나 거르는 게 추세"란 설명이다.
서카나의 마셜 코언 수석 애널리스트는 "현재 소비자들은 너무 많은 악재에 직면해 있다"며 "이럴 때 소비자들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자'며 소비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의 급락도 미국 소비의 주요 주체인 고소득층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다소 변덕스러운 관세 부과 예고와 연기 발표가 기업 활동을 방해하고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주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가 소폭 반등했다.
미국의 경제 성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소비가 주도해 왔단 점에서 미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