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CPI 완화에도 시장 "연준 기존 기조 유지할 것"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지난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했지만,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경로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진행하는 교역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인플레이션과 경기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노동부는 12일(현지시간)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8%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2월 0.5%와 3.0%에서 둔화한 수치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2월 CPI가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보다 2.9% 각각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으며 1년 전과 비교하면 지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느린 3.1%의 속도로 올랐다.
기대보다 완화한 인플레이션 지표는 호재를 갈망해 온 시장 참가자들에게 '반짝'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아직 관세 불확실성이 크다는 측면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재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이 같은 낙관론을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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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블룸버그] 2025.03.13 [email protected] |
아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컵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며 "우리는 아예 위기 속에 있지도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보고서는 관세가 소비자 가격 상승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관세의 대가는 반드시 누군가가 치르게 되며, 기업들이 비용 증가를 가계에 전가할 수 있는 가격 책정 능력이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8~1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고 관세 등 새 정부의 정책이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스파르탄 캐피털 증권의 피터 카딜로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이것이 연준에 큰 영향을 미칠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음 주 FOMC 회의에서 아마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딜로 이코노미스트는 "그들은 아마도 인플레이션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할 것"이라며 "그러나 분명히 알 수 없는 관세의 영향에 관해서도 이야기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관세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이번 보고서를 마지막으로 인플레이션에 다시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린시펄 애셋 매니지먼트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이날 예상보다 약한 보고서가 연준에 최악의 경우는 아니지만 '연준 풋'이 다시 논의될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폭풍 전 잔잔한 CPI 보고서일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할 만하다"며 "연준이 관세 정책이 분명해지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세가 실행되면 최소한 일부 가격 상승이 될 수 있고 앞으로 몇 달 후 인플레이션 여건은 더욱 추악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