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日증시도 직격...닛케이주가 3만6000선 하회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 경제를 엄습하고 있는 'R의 공포'가 일본 증시를 직격했다.
11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주가는 장중 한때 하락 폭이 1000엔을 넘어서며 3만 6000엔을 밑도는 장면을 연출했다.
간밤 미국 주식시장이 경기 후퇴 우려로 인해 크게 하락한 흐름을 이어받아, 도쿄 시장에서도 폭넓은 종목에서 매도가 확산됐다. 외환시장에서 엔고 기조가 강화된 것도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닛케이주가를 구성하는 종목의 90%가 하락하는 거의 전면적인 약세장이 전개되고 있다. 디스코는 한때 6% 하락하며 2023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AI 관련 데이터센터 수요가 주목받고 있는 전선 대기업 후지쿠라도 6% 하락하며 약 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나스닥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전 주말 대비 한때 1100달러 이상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후퇴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은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양한 정책 시행에 따라 경기 후퇴 시기가 올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미국의 경기 전망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
외환시장에서 엔화 강세 기조가 더욱 뚜렷해진 것도 수출 관련주 등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달러=146엔대까지 떨어졌다. 이 여파로 일본 증시의 대장주인 토요타자동차는 한때 전일 대비 3% 하락했다.
닛케이주가의 예상 변동성을 나타내는 닛케이변동성지수(닛케이 VI)는 오전부터 상승하며 기준선인 30을 넘어선 상태로 움직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닛케이 VI가 20을 초과하면 시장이 급락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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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