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올 들어 첫 주간 하락세 보이며 일제히 떨어져… 명품 섹터 2.7%↓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7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 지수는 작년 말 이후 10주간 계속했던 상승 질주를 멈췄다.
한 주 내내 계속됐던 미국 관세 정책의 종잡을 수 없는 변덕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주요 정책 금리 인하, 독일의 재정준칙 완화 움직임, 예상보다 다소 부진한 미국 고용 보고서 등을 소화하며 주간 기준 하락을 기록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2.55포인트(0.46%) 내린 553.35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이번주에 0.69% 하락해 11주 만에 처음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10.54포인트(1.75%) 하락한 2만3008.94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96포인트(0.03%) 떨어진 8679.88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76.87포인트(0.94%) 내린 8120.80으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86.86포인트(0.48%) 떨어진 3만8592.81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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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의 관세 정책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오락가락 널뛰기 행보를 보였다.
미국은 지난 4일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지난 달에 부과하겠다고 했다가 한 달간 유예하더니 실제로 실행에 옮긴 것이다.
하지만 곧바로 자동차 관세는 한 달간 유예한다고 하더니, 6일엔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무역협정에 해당하는 품목은 모두 관세를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멕시코 수입품의 약 50%, 캐나다 수입품의 38%에 해당한다고 미 CNBC는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는) 시장이 그의 관세를 점점 더 협상 전술로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자금·시장 책임자인 수잔나 스트리터는 "미국 무역 정책의 급격한 변화로 수 많은 불확실성이 연출되고 있다"며 "트럼프가 유럽에 대해서는 어떤 관세를 부과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한 달씩 관세를 유예받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관세는 흔들림없이 실행됐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섹터와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더 충격을 받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도 버버리(-6.8%)와 케링(-3.9%),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2.8%) 등 유럽 주요 명품 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체 명품 섹터도 2.7% 내렸다.
유럽 시장은 ECB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현 상황에 대해 내린 진단에 주목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6일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엄청난(huge)' '놀랄만한(phenomenal)' 등의 수식어를 동원해가며 유럽 경제가 직면한 불확실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CB가 당분간 금리를 더 이상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국에서는 이날 2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1월에 비해 늘었으나 시장 예상치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지표가 공개됐다. 실업률도 1월(4.0%)과 같을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0.1%포인트 오른 4.1%를 기록했다.
이 같은 지표가 어느정도 투자심리 회복에는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스트리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세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약간의 지연이 있을 수는 있지만 연말로 갈수록 금리 인하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징주로는 벨기에 전력망 업체인 엘리아 그룹의 연간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으며 이 회사 주가가 17.12% 폭등했다. 이 회사는 작년에 시장 컨센서스보다 12% 많은 4억2100만 유로의 순이익을 기록했고,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4억9000만~5억4000만 유로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