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 美 관세·EU 탄소국경세로 무역 적자 심화할 수도"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으로 인도 수출이 더욱 큰 압력에 직면하게 됐다고 인도 무역 당국 고위 관계자가 우려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 상무부 산하 대외무역총국(DGFT)의 산토시 사랑기 국장은 이날 온라인 세미나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Chips Act·칩스법)을 언급하며 "인도도 무역 및 산업 정책을 포괄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는 2030/31회계연도(2030년 4월~2031년 3월) 수출 2조 달러(약 2912조 8000억원) 목표를 위해서는 (수출이) 연평균 14.4% 성장해야 한다"며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이 5.2%에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목표는 엄청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랑기 국장은 이어 "미국의 관세 인상과 EU의 탄소국경세 등 각국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이 더 늘어남에 따라 적자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의 제한적인 통합, 원자재에 대한 높은 수입 관세, 특정 제조 분야의 기술적 열세가 인도의 수출 목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2024/25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첫 10개월 동안의 수출액은 6825억 9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것이지만 수입 또한 7700억 달러로 늘어나면서 약 874억 7000만 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 중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포함한 무역 상대국에 4월 초부터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자동차에서부터 농업에 이르는 인도 수출 업계가 긴장 중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인도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연 400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인도의 높은 관세를 지적하며 '무역에 있어 매우 큰 악당'이라 불렀고, 상호 관세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해 왔다.
씨티그룹은 미국이 인도산 제품에 대해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경우 연간 약 7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미국과의 갈등과 그에 따른 손실을 피하기 위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달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모디 총리는 이 자리에서 대미 흑자를 줄이기 위해 무역 협정을 체결하고 미국산 무기 및 에너지 수입을 확대하기로 약속했다.
이달 3일에는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이 미국으로 향했다. 상호 관세 부과를 한달가량 앞둔 상황에서 미국과의 협상을 위해 갑작스러운 미국행을 결정한 것이라고 복수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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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핌] 2월 13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2.14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