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우크라 군사원조 중단'에 난감해진 정부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전면 중단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와 완전히 달라진 태도를 보이자 정부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지, 러시아 제재 등에 적극 동참하고 북한과 러시아에 불법적 군사협력이 한반도는 물론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탄해 온 정부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위해 러시아와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자 외교적 딜레마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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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 [email protected] |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중단 결정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조속한 평화 회복과 재건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현재 말씀드릴 사안이 없다"는 말로 피해 갔다.
미국의 돌변한 태도에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왔던 미국의 동맹국들은 모두 충격에 빠진 상태다. 유럽은 트럼프 행정부가 보이는 동맹에 대한 압박에 자체적 안보 구축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일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향후 지원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국이며 우크라이나에 군사적·재정적 지원을 해 온 호주는 미국와 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분명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지난 2일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감한 투쟁에 대해 확실하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낸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