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 美 부채위기 경고 "3년 내 경제 심장마비"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현재의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즉각 조처하지 않을 시 3년 이내에 심각한 부채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고 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달리오는 '오드 랏츠'(Odd Lots) 팟캐스트와 인터뷰에서 "언제 올지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마치 심장마비와 같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라며 "내 예상으로는 3년 이내에, 어쩌면 1년 안팎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 레이 달리오 [사진=블룸버그] |
달리오의 경고는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감세 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1조 8000억 달러(약 2625조 6600억 원)에 달하는 연간 재정적자 감축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나왔다.
달리오는 자신의 신간인 '국가는 어떻게 파산하는가'(How Countries Go Broke)에서, 부채 사이클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미국 정부가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줄일 것을 즉각 촉구했다.
그는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결과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라며 "경제에 심장마비와 같은 상황이 펼쳐지면 유권자들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달리오는 미국 정부가 현재 가지고 있는 기존의 부채를 갚기 위해 새롭게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채권 매수자가 부족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그는 "기존 부채도 문제지만 그 위에 더 많은 부채를 쌓아 올리는 상황"이라며 "그 채권을 개인, 기관들, 중앙은행들, 국부펀드들에 팔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재, 과도한 국채 공급 등을 고려하면 누가 매수자이고 얼마큼의 물량을 팔아야 하는지를 계산해 보면 큰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라는 지적이다.
달리오는 미국이 대규모 국채 보유자를 제재하고 이자 지급을 중단하거나 심지어 부채 구조 조정을 시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는 "정부가 부채를 구조 조정한다고 발표할 수 있다. 이를 '디폴트'(default)라고 하지 않고 '이 정책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 미국이 자국의 달러 가치를 약화하면서도 달러의 '특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이러한 시도는 성공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달리오는 선을 그었다.
그는 "모든 다른 통화가 달러와 함께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1970년대와 1930년대처럼 금이나 다른 실물 자산에 비해 가치가 하락하는 '추락 경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리오는 비트코인이 금과 함께 안전 자산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비트코인에 대해 "부동산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고, 쉽게 압류하거나 과세되지 않는 점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금의 비중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10~15%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 분산"이 될 수 있다며 "미래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훨씬 크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이에 우리는 항상 겸손해야 한다. 당신이 필요한 것은 포트폴리오를 형성하는 데 있어 적절한 분산"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