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월 소비자신뢰지수 98.3으로 급락…2021년 이후 최대폭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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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이번 달 미국 소비자들의 경기 및 재정에 대한 평가가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퍼런스보드(CB)는 25일(현지시간) 2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보다 7포인트 하락한 98.3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이로써 CB 소비자신뢰지수는 석 달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최근 미국 소비자 심리는 급격히 냉각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과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번 지표에 그대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기대지수는 9.3포인트나 급락한 72.9였다. 기대지수가 침체 수준 밑으로 하락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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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의 쇼핑객들.[사진=블룸버그] 2023.12.21 [email protected] |
1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6%로 1월 5.2%보다 높아졌으며 연방준비제도(Fed)의 인플레 목표치인 2%를 크게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과 최근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복합적으로 이 같은 심리에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CB의 스테파니 긴차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상승은 끈끈한 인플레이션을 포함해 여러가지 요소가 작용했지만, 달걀과 같은 가계 필수품 가격 급등과 관세 영향에 대한 기대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악화하고 있는 고용시장에 대한 평가도 나타났다. 일자리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응답자는 33.4%로 1월 33.9%보다 줄었고 일자리를 얻기 어렵다고 밝힌 응답자는 16.3%로 1월 14.5%보다 늘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단기 소비자 행태 변화를 기대해야 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점점 정치적 관세의 알려지지 않은 영향을 우려하고 있으며 이것은 단기적으로 수입품 가격을 높일 것으로 기대돼 소비자 수요를 앞당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발표된 다른 지표들도 최근 급격히 위축된 소비자 심리를 반영했다. 지난 21일 미시간대가 공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64.7로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해당 설문조사에서 5년간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3.5%로 지난 1995년 이후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