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 ① 산업용 반도체 강자 ADI, '트리플 호재'로 사상 최고가

이 기사는 2월 21일 오후 4시5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미국의 아날로그 반도체 기업 아날로그 디바이스(종목코드: ADI)의 주가가 20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당 247.1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월가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 · 자사주 매입 규모 확대· 배당금 인상 등 '트리플 호재'가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2월 12일부터 6거래일 연속으로 주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고공 행진 중인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투자 매력을 알아봤다.
![]() |
아날로그 디바이스 로고 [사진=업체 홈페이지] |
1965년 설립돼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밍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전 세계 아날로그 반도체 업계에서 시가총액 기준 1위인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XN)의 뒤를 잇는 업체이다. 20일 종가 기준으로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시가총액은 1209억3000만달러,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시가총액은 1856억7000만달러이다.
아날로그 반도체는 온도 · 압력 · 소리 · 빛 · 속도 · 움직임 등 각종 아날로그 신호를 컴퓨터가 인식할 수 있는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으로, 사물인터넷(IoT) · 자율 주행 · 전기 자동차 등의 성장과 더불어 이들에 탑재되는 아날로그 반도체의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특히 데이터 변환 · 신호 처리 · 전력 관리 기술 분야에서 전문성이 돋보이는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전자제품부터 자동차 · 우주항공 · 군사 · 통신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전 세계 약 12만5000개 고객사를 위해 데이터 변환기, 증폭기, 무선 주파수(RF) IC, 전력 제어 제품, 디지털 신호 처리(DSP) 및 기타 프로세서 제품 등 광범위한 제품을 생산해 공급한다.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2025회계연도 1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데다가 자동차와 통신 부문의 강력한 실적을 바탕으로 자사주 매입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는 산업 · 자동차 · 통신 · 소비자 부문 등 4개 부문으로 운영된다.
산업 부문은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과 신재생에너지, 공장 자동화, 디지털 헬스케어, 장비 계측 등에 쓰이는 아날로그 반도체를 공급한다. 자동차 부문은 자율주행과 차량 전동화, 차량용 오디오에 쓰이는 반도체를 다루며, 통신 부문은 고도 연결성과 고성능 컴퓨팅(HPC)에 특화된 반도체를 생산한다. 소비자 부문은 웨어러블 기기와 하이엔드 휴대기기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만든다.
![]() |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주요 고객사 [사진=업체 홈페이지] |
1분기 매출은 24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으나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 평균인 23억6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이 기간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억6200만달러에서 3억9100만달러로 15% 감소했으나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63달러로 시장 예상치 1.54달러를 넘어섰다. 총이익률은 68.8%로 개선됐고, 41억달러의 EBITDA를 달성하며 견고한 재무성과를 입증했다.
빈센트 로쉬 최고경영자(CEO)는 산업 및 자동차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회사의 시장 지위와 회복세 지속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표명했다.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다각화된 시장 접근 방식과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통해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해 왔다. 적정 수준의 부채로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23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신고점 경신에 대해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데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인상 결정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였다고 평가한다. 특히 산업용 및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올해 성장 전환이 기대된다는 점이 주가 상승을 이끈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성장 모멘텀 강화를 알리는 경영진의 발언과 이번 분기 전망에 관심이 쏠렸다. 회사는 낙관적인 2분기 가이던스를 제시했고, 리처드 푸치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산업 및 자동차 부문의 호조와 주문량 증가에 힘입어 2025회계연도에는 성장세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동종 업계 경쟁사들이 자동차와 산업 시장에서의 수요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반면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안정적인 실적과 함께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준 것이다. 재고 상황 개선과 수요 회복 조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회사는 2025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24억~2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중간값 기준으로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아울러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자사주 매입 규모를 100억달러 추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총 자사주 매입 한도는 115억달러로 확대됐다. 22년 연속 배당금 인상 기록을 보유한 아날로그 디바이스는 분기 배당금도 주당 99센트로 8% 인상한다고 전했다.
이 소식에 주가는 19일 장중 한때 242.51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시 20일 장중 247.10달러까지 올라 새로운 고점을 찍었다. 20일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89% 상승한 243.82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14.76% 상승했고, 최근 1년 사이 27.05% 올랐다. 52주 최저가는 지난해 4월 19일 기록한 182.57달러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우려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전략적 이니셔티브와 시장 지배력이 계속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핵심 사업 부문에서의 경쟁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향후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한다.
▶②편에서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