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의 美 LNG 수입 확대, '최적의 타이밍'...수요 크고 무역 분쟁 해소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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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가 미국과의 무역 분쟁을 피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기로 한 가운데, 인도의 미국산 LNG 구매 확대는 '최적의 타이밍(가장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관세전쟁을 개시한 뒤 인도가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미국산 LNG 수입 확대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이러한 결정이 인도 국내의 급증하는 LNG 수요를 충족하는 데도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20일(현지시간) 미 방송 CNBC는 "인도와 미국 간의 무역 긴장을 해소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해결책'이 미국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천연가스 산업에서 나왔다"며 "2030년까지 LNG 수입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는 인도의 계획은 미국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인도가 석탄·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도 정부는 전체 에너지 대비 LNG 비중을 2023년 말의 6.7%에서 2030년 15%로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자동차 및 난방 등에 쓰이는 청정 연료로서의 LNG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국내 생산만으로는 이를 충족할 수 없고, 이로 인해 수입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
CNBC가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의 LNG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33%의 증가세를 보였고, LNG 공급망에 연결된 가구 수는 2023년 기준 7년 동안 250% 급증했다.
인도는 또한 향후 5~7년 대형 트럭의 3분의 1을 디젤에서 LNG 차량으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비료 생산에도 중요한 LNG는 인도의 식량 안보 차원에서도 필수적이다.
모간스탠리의 마얀크 마헤슈와리 분석가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 시장 중 하나인 인도는 향후 10년 간 LNG 수입량을 약 두 배로 늘릴 것"이라며 "미국산 LNG 수입은 가스 기반 경제 건설을 추진 중인 인도 정부 노력에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산 LNG 수출 가격은 배송 기준으로 MMBtu(100만 열량 단위)당 9~10달러에 설정돼 있다. 이는 현물 LNG 가격보다 약 30% 저렴한 것"이라며 "미국산 LNG는 가격 면에서도 인도에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달 1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인도가 미국산 무기 및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것을 포함해 양국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지금의 두 배, 5000억 달러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인도에 대한 무역 적자가 1000억 달러(약 144조 3400억원)에 달한다. 우리는 무역 적자와 관련한 차이를 석유와 가스 판매로 메울 수 있다"면서 미국이 인도의 주도적 석유·가스 공급자가 되는 데 모디 총리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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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로이터=뉴스핌] 2월 13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2.14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