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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물 국채 수익률 변곡점? 장담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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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미국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월가의 조명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반영하며 5%에 근접하던 수익률이 12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4.5% 선 아래로 밀리자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국채시장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장기물 국채 수익률의 추세적인 상승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얘기다. 연초 10년물의 상단이 5%는 물론이고 6%까지 열려 있다는 전망이 쏟아졌던 상황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안심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2025년 말 일몰을 맞는 세금 인하 방안의 연장을 포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공약들을 의회가 승인하면 국채 발행을 늘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 미 국채 수익률 가파른 하락, 왜 = 로이터에 따르면 2월5일(현지시각)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장 대비 8.5bp(1bp=0.01%포인트) 급락하며 4.428%에 거래됐다. 장중 한 때 수익률은 4.421%까지 밀렸다. 이에 따라 수치는 12월17일 이후 최저치로 후퇴했다.

30년물 수익률도 10bp 가까이 하락하며 4.6497%를 나타냈고,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물 수익률 역시 2.5bp 떨어지며 4.189%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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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장단기 국채 수익률이 일제히 떨어진 데는 다양한 변수가 작용했다.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월 서비스업 공급관리자지수(PMI)가 52.8로 집계, 전월 54에서 떨어지면서 국채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실물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최근 국채 수익률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다.

가자지구를 미국이 장악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도 국채 가격 상승에 힘을 보탰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몰아내고 가자지구를 재건한다는 내용의 발표에 미 의회와 백악관 측근들까지 경악했고, 금융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와 함께 12월 미국 무역적자 규모가 984억달러를 기록, 전월 789억달러에서 약 25% 급증했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했다.

아울러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분기 실적이 월가의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인공지능(AI) 투자의 실익에 대한 의문이 재점화, 국채시장으로 시중 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결정적인 변수는 미 재무부가 내놓은 국채발행계획(QRA)이었다. 장기물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한풀 꺾이면서 수익률을 밀어 내렸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판단한다.

◆ 베센트號 첫 QRA 뚜껑 열어 보니 = 2월5일 공개된 미 재무부의 국채발행계획(QRA, Quarterly Refunding Announcement)은 월가가 신경을 곤두세웠던 사안이다.

미국 재무부는 매 분기마다 향후 3개월간 국채 발행 계획을 발표하는데 여기에는 발행할 국채의 종류와 규모, 만기 도래하는 기존 국채의 차환 계획, 신규 자금 조달 필요액 등이 포함된다. 통상 2월과 5월, 8월, 11월 초 발표되며, 채권시장의 수급은 물론이고 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이번 QRA가 월가의 조명을 받은 것은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단기물 발행 비중을 크게 확대한 재닛 옐런 전 장관의 재정 운용을 노골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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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사진=블룸버그]

옐런 전 장관은 2023년 10월 재정적자와 국가 부채를 둘러싼 경고와 함께 기간 프리미엄이 가파르게 상승,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 선을 '터치'하면서 금융시장의 패닉 위험이 커지자 단기물 국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의존도를 높였다.

이로 인해 미 단기물 국채 비중은 국채차입자문위원회(TBAC)가 권고하는 기준치인 15~20%를 넘어섰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인 베센트 장관은 미국 대선 직후인 지난해 11월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칼럼을 통해 옐런 장관이 이끌었던 재무부가 1조달러를 웃도는 단기물 발행으로 국채시장을 왜곡시켰다고 비판했다.

때문에 투자은행(IB) 업계는 베센트 장관이 장기물 발행을 확대할 가능성을 점쳤고, 이번에 발표된 그의 첫 번째 국채발행계획(QRA)이 일종의 시험대였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실제 결과물은 예상 밖이었다. 2~4월 10년물과 20년물, 30년물 등 장기물 국채 발행 물량을 이전 3개월인 2024년 11월~2025년 1월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한 것.

뿐만 아니라 월가가 신경을 곤두세웠던 5월 이후에도 장기물 국채 발행에 대해서도 재무부는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으로 최소한 수 분기 동안 명목 쿠폰채와 변동금리채(FRN) 발행 규모를 현 수준에서 유지한다고 명시한 것.

옐런 전 장관이 지난 4분기 연속 유지한 문구, 즉 최소 몇 분기 동안 국채 발행 규모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는 내용을 되풀이 한 셈이다.

재무부는 '최소한 몇 분기'의 정확한 의미에 대해 언급을 피했지만 월가는 통상 4분기를 뜻하는 표현으로 해석한다. 장기물 발행 물량이 적어도 2025년 말까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제퍼리스는 보고서를 내고 "베센트 장관의 옐런 전 장관을 비판한 데 따라 단기물 국채 비중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결과는 예상 밖"이라고 전했다.

◆ 월가 '안심하기는 이르다' 왜 = 국채 가격도 일반적인 수급 논리를 따른다. 다른 조건이 같을 때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이 떨어진다. 이날 장기물 국채 수익률이 하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기물 국채 발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한풀 꺾이면서 국채 가격이 오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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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사진=블룸버그]

국채발행계획(QRA)의 문구에 바짝 긴장했던 월가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지만 상황이 종결된 것은 아니라는 의견에 힘이 실린다.

배런스는 옐런 전 장관을 비판했던 베센트 장관의 발언으로 인한 혼란과 불확실성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시장 전문가들은 장단기 국채 발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입을 모은다. 특정 부문의 정부 지출을 대폭 삭감하지 않는 한 국채 발행을 늘리지 않고 세금 인하를 포함한 주요 공약을 이행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골드만 삭스와 JP모간, 도이체방크 등 투자은행(IB)들은 11월 이후 국채 발행 규모가 늘어나는 시나리오를 점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공무원 감원 발표에 이어 미국 건강보험시스템을 조사에 착수 등 국가 예산을 2조달러 감축한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상황.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전략이 성공을 거두고 미국의 재정적자가 축소되면 국채 수익률 상승 압박이 둔화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정부효율부(DOGE)의 행보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어 출범 초기부터 난기류가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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