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미 S&P 500 지수 압도하는 월간 실적 확인하며 강보합 마감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31일(현지시간) 유럽 주요국 증시가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노바티스, 헥사곤 등의 기업 실적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지역의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를 덮으면서 상승 모멘텀을 계속 유지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0.69포인트(0.13%) 오른 539.53으로 장을 마쳤다. 이 지수는 오전 한때 542.02까지 올랐으나 오후 들어 조금씩 상승분을 반납했다.
범유럽 지수는 올 들어 지난 한 달간 31.91포인트가 올라 6.2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S&P 500 지수가 30일 현재 3.16% 오른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압도적인 실적을 보인 것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85포인트(0.02%) 상승한 2만1732.05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27.08포인트(0.31%) 오른 8673.96으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8.53포인트(0.11%) 뛴 7950.17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42.03포인트(0.12%) 오른 3만6471.75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50.70포인트(0.41%) 내린 1만2368.90으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은 주요 정책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유로존 경제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날 유럽 증시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딛고 주요 기업들이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스웨덴 산업기술 그룹인 헥사곤(Hexagon)은 이날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에 비해 3% 늘어난 4억503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8.95% 급등했다.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이란 전문가들 예상을 깨는 깜짝 발표였다.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이틀 전 발표한 실적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계속 이어지며 이날도 2.26% 상승을 기록했다. ASML은 4분기에 순매출 92억6000만 유로, 순이익 26억90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모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는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와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케심타의 판매 호조로 분기 조정 순이익이 예상을 웃도는 1.9%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1.9% 올랐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시장 분석가 스티브 소스닉은 "유럽 기업들의 수출 중심적인 특성이 이번 달 주가 상승세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강세가 (실적에) 도움이 됐고, 유럽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의 유일한 타깃이 아니라는 안도감도 랠리를 촉진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예고했던 대로) 2월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유럽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서 유럽이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2월 1일 관세 부과 시한을 앞두고 투자자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 지역의 경제 지표 중에서는 독일의 인플레이션이 주목을 받았다.
독일 연방통계청은 1월 물가상승률(잠정치)이 전년 대비 2.8%를 기록해 변동이 없었다고 발표했다.